* 박시언 경남 진주문산농협 과장(왼쪽)과 농민 차태선씨가 단감·대봉감의 생육 상태를 살피고 있다. 차씨는 추석 이후 급격한 탄저병 확산세로 ‘부유’ 단감은 물론 다른 품종에서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산지 확대경] 단감
올 폭염·잦은 비로 작황저조
평년보다 10% 감소 공감대
수요 적은 중소과 비중 높아
출하량 늘면서 약보합세 전망
농민신문 창원·진주=최상일, 함규원 기자 2024. 10. 21
올해 단감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약간 늘겠지만 평년에 견줘선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떨어지는 중소과 비중이 높고 과일 소비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시세는 잘해야 평년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일소 피해에다 막판 탄저병까지…단감 생산 예측 ‘대혼란’
경남 창원·진주 등 단감 주산지 농가들에 따르면 올해 단감 작황은 평년보다 부진한 편이다. 9월말까지 이어진 폭염과 10월 이후 잦은 비로 햇볕데임(일소)과 탄저병 피해가 급속히 확산한 탓이다. 극심한 탄저병 피해로 생산량이 급감했던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경남지역 단감의 탄저병 발병률은 2∼5% 수준이었다. 그러나 9월말 11∼14%로 급등했다.
10월 들어서도 탄저병 발생은 지속됐다. 창원시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지역 단감농가 2600여곳의 탄저병 발병률은 10%에 달했다.
최명한 창원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이대로라면 우리 지역 단감 생산량은 평년(3만6000t) 대비 10% 감소한 3만3000t에 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창원지역 단감 생산량은 2만8800t이었다.
박효도 북창원농협 조합장은 “이달말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두고 10개 중 1개꼴로 탄저병 병반이 발견되면서 농가들이 당혹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주지역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진주시 문산읍에서 1만6525㎡(5000평) 규모로 단감·대봉감 농사를 짓는 차태선(64·삼곡리)씨는 “9∼10월 손쓸 틈도 없이 탄저병이 급속히 확산했다”면서 “예년 같으면 10㎏ 기준 2000상자 정도 수확하는데, 올해는 300∼400상자나 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단감연구소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보다는 수량이 20%가량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대로라면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상득 창원 동읍농협 조합장은 “이달 하순에도 비 예보가 많아 탄저병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소과 비중 높아…시세 잘해야 평년 수준
현재 서울 가락시장엔 단감 품종이 뒤섞여 출하되고 있다.
중생종 ‘송본’과 ‘상서’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만생종 ‘부유’가 조금씩 얼굴을 내밀고 있다. 21일 ‘부유’ 단감 경락값은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3만1830원. 지난해 10월 평균(3만5198원)보다 9.6% 낮고, 평년 10월(3만931원)보다는 2.9% 높다.
시세는 잘해야 평년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영욱 중앙청과 경매사는 “과일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낮은 중소과 비중이 크다보니 시세 상승에 한계가 있다”면서 “3만원대 초반에서 출발한 시세에서 큰 변동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석인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아직까지는 중도매인 매기가 활발하지 않고 대형 유통업체 할인행사도 계획된 바가 없다”면서 “향후 반입량이 늘어나면서 시세는 약보합세를 띨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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