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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특별기획] 품목 쏠림→ 과잉 생산…반복되는 수급불안 고리를 끊어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10-19 조회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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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만 (사)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장



            제주의 실험, 농산물 자율적 수급관리 <상>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2024. 10. 18



 해마다 제주농산물은 특정 품목 쏠림과 과잉 생산 등으로 농산물 수급 불안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민선8기 제주도정이 제주농산물 수급안정화를 위해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제주농산물 자율적 수급안정사업’을 비롯해 ‘(사)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사)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 ‘제주농업디지털센터’의 농산물 수급관리를 위한 역할과 계획 등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제주의 1차산업 비중은 10.3%로 다른 지역보다 1차산업 비중이 높다. 이는 전국 평균 1.8% 대비 5.7배 높은 수치로 1차산업이 제주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간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농산물 쏠림재배로 인한 과잉생산과 소비부진 등으로 제주농산물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어긋나는 농산물 수급 불안이 발생, 농업 조수입 등락으로 이어져 농가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축산식품현황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제주지역 1차산업 조수입은 4조9748억원으로 전년대비 7.2% 증가했다. 이 중 농산물 조수입은 전년대비 20.6% 증가한 2조2585억원을 기록, 전체 45.4%를 차지했다. 


  # 특정 품목 쏠림재배·과잉생산에 농산물 가격 폭등락…농가 불안

최근 15개년(2009~2023) 농산물 조수입 변동을 살펴보면, 감귤의 경우 2009년 6000억원의 조수입을 기록한 후 2013년 9014억원을 달성했으나 이듬해 감귤 과잉생산 등으로 전년대비 25.6% 감소한 6707억원으로 추락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밭작물은 감귤보다 더욱 심한 상황이다. 2009년 5988억원을 기록한 밭작물 조수입은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변동으로 2010년 8363억원으로 39.6% 급등한 후 내리막을 걸어 2013년 5557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에도 생산량 증감과 품질에 따른 조수입 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조수입 등락은 품목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월동무의 경우 2019년 1815억6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1064억3400만원으로 41.3% 폭락했으며, 2021년 1627억9300만원으로 52.9% 급등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양배추는 2020년 601억1600만원에서 이듬해 1079억1900만원으로 78.4% 급등, 다음해 588억5300만원 45.4% 급락하는 등 수급 불안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 행정주도 단발적 사업으론 한계…농가 ‘자율적 수급안정’에 역점

제주도는 해마다 반복되는 농산물의 수급 불안 해소를 위해 △밭작물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 △농산물(감귤·채소) 가격안정관리제 △정부 채소가격안정제 △밭작물 제주형 자조금 지원사업 △제주 농산물 재배면적 드론 관측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 같은 사업을 통해 최근 3년간 밭작물 분야 1739ha·322억원, 감귤 분야 7만7000톤·142억원 등 총 464억원을 투입해 시장격리와 자가농장 격리를 실시했다. 

김영준 친환경농업정책과장은 “제주농업은 전년도 가격에 따라 특정 품목 쏠림재배와 과잉생산이 발생해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는 구조를 보여 왔다”며 “농산물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행정이 주도하는 시장격리, 가격안정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이에 행정 주도 수급안정사업 대신 생산자 스스로가 품목별 수급 관련 사항을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주농산물 자율적 수급안정사업’을 추진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 수급관리연합회-수급관리센터-농업디지털센터 관리 ‘트라이앵글’ 구축

우선 지난해 2월 ‘제주농산물 수급관리연합회 설립 기본계획안’을 수립하고, 같은해 8월 ‘제주농산물 자율적 수급안정을 위한 지원 조례’를 공포하는 등 제도적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감귤·당근·월동무·양배추·브로콜리·마늘·양파 7개 품목의 생산자단체 연합체인 ‘(사)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를 지난해 7월 설립, 자율적 수급안정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제주농산물의 자율적 수급관리 지원 및 실행계획 수립·시행을 위한 ‘(사)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와 제주농산물 재배면적, 생산량, 가격 동향 등 농업정보를 수집·가공해 농산물 수급안정 정책의 기반을 지원하기 위한 ‘농업디지털센터’를 지난 4월 개소해 생산자 중심의 자율적 제주농산물 수급관리를 위한 ‘트라이앵글’을 구축했다.

김영준 과장은 “제주농업은 수급관리연합회, 수급관리센터, 농업디지털센터 등 세 축을 기반으로 제주농산물 수급관리를 추진해 수급 불안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농가소득 확대, 디지털 기반 과학영농 대전환의 기틀을 마련해 대한민국 농업의 혁신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농산물 수급안정화를 위해서는 결국, 제주농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관건”이라며 “생산자가 스스로 결정하는 제주농산물 수급안정사업에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생산부터 유통까지 ’콘트롤타워‘ 역할 충실

   감귤·당근·월동무 등 7개 품목 참여

   적정 공급-소비균형 찾기가 핵심

   자조금단체로 기능·권한 강화 모색


(사)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는 7개 품목별 생산자연합회가 적정 생산량, 수확 시기, 출하 물량 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주체이자, 컨트롤타워라 할 수 있다.

‘제주농산물 수급관리연합회 설립 기본계획’에 따라 수급관리연합회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농업관측 및 공공데이터센터를 연계한 농업 빅데이터 연계사업과 감귤·당근 외 수급관리 품목 시범사업을 연차적으로 확대하는 2단계 수급안정사업을 본격화한다.

이어 오는 2026년부터는 3단계 수급안정사업 고도화 사업을 추진, 농수산자조금법에 의한 통합 수급관리연합회 설립을 통한 법정 자조금단체로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강동만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장은 “제주농산물 수급관리에 있어 농업인 스스로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하기 위해 수급관리연합회가 창립됐다”며 “제주농산물의 적정 공급점과 소비점을 어떻게 맞춰 나갈 것인가가 수급관리연합회의 핵심적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성공적 안착의 관건은 농업인 참여

관건은 농업인의 참여다. 농업인의 참여 없이는 성공적 안착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수급관리연합회에는 △감귤연합회 △당근연합회 △월동무연합회 △양배추연합회 △브로콜리연합회 등 자조금단체 5곳과 △마늘 제주도지부 △양파 제주도지부 등 농협 가입회원 2곳 등 총 7개 품목별 생산자연합회와 제주농협 품목별협의회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참여 농가 회원수는 총 2만3189명으로 감귤연합회 회원이 1만9260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당근연합회 1006명, 양배추연합회 838명, 마늘 제주도지부 722명, 브로콜리연합회 619명, 월동무연합회 583명, 양파 제주도지부 161명 순이다. 품목별 전체 농가 대비 참여비율은 당근 농가가 95% 정도로 가장 높고 감귤 85%, 브로콜리·양배추 50%, 월동무 30% 수준이다. 

수급관리연합회는 농업인 참여 확대를 위해 당근연합회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다른 품목 농가를 대상으로 조직화의 필요성을 알리는 등 품목별 단체 회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실제 제주당근연합회는 제주형자조금을 활용해 생산자연합회를 중심으로 분산 출하와 출하조절 정책을 추진, 최근 5년 동안 20kg 기준 3만원 이상의 평균가격을 유지하는 등 손익분기점 1만9000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급관리연합회는 품목별 조직화 사업 참여·미참여 농업인 대상 상벌제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강동만 회장은 “농산물 유통 통제력 확보 등 제주농산물 수급관리를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농업인들이 참여가 필요하다”며 “2년 이후 7개 품목별 농업인 가입률을 9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홍보와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강동만 (사)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장

  “농업인 스스로 수급불안 해소…제주농업 대변혁 구심점 될 것”


   농업인 90% 이상 참여토록 총력

   제값 받고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게

   수급관리연합회가 농업 혁신 앞장

“농업인 스스로가 농산물 수급 불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를 만들어 나감은 물론, 제주농업의 업그레이드 대변혁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국 최초로 농업인 중심의 농산물 수급관리를 위해 출범한 (사)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강동만 회장을 만나 향후 운영 계획과 목표를 들었다. 

강동만 회장은 “지금까지 농업인들은 열심히 농사를 지어왔지만, 수급불안으로 매년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농산물 수급관리의 핵심은 수요와 공급을 맞춰 나가는 것으로 파종부터 소비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급불안 문제를 농업인 스스로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만든 조칙제가 수급관리연합회”라고 운을 땠다.

강동만 회장은 “농산물 수급관리는 농업인 모두가 소통·공감하며 해결해 나가야할 사안”이라며 “농업인들이 제도권 틀 내에 들어와야만 원활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업인 90% 이상의 참여를 유도하고, 품목별 연합회에 독립적 지위 부여 및 지원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지금은 7개 품목이지만 최종적으로 전 농업에 대해 변혁 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동만 회장은 “농업인이 수급관리연합회를 믿고 따라주면,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농업은 스스로의 수급관리를 통해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농업인이 가격을 결정하고 농사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수급관리연합회가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농업인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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