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순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과채류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여름 작형은 작황 부진으로 출하를 조기 종료한 농가가 많고 가을 작형은 이상고온 현상으로 초기 생육이 부진한 탓이다. 당분간 과채류 시세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길어진 폭염에 오이·애호박·파프리카 반입량 ‘뚝’
7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백다다기’ 오이는 50개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3만44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평균(2만7880원)보다 23.4%, 평년 10월(2만4170원)보다 42.3% 높다.
같은 날 애호박 경락값은 20개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3만1974원으로, 지난해 10월 평균(1만8858원)보다 69.6% 올랐다. 평년 10월(1만7973원)과 비교해선 77.9% 상승했다.
높은 시세의 원인은 공급량 부족이다. 신윤섭 동화청과 경매사는 “오이 아주심기(정식)는 8월에 이뤄지는데 올여름 폭염으로 수정이 불량해 열매가 많이 달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10월 과채 관측’에 따르면 10월 ‘백다다기’ 오이 출하면적은 전년과 비슷하다. 다만 천안·진천 등 충청권 일부 농가가 출하를 조기 종료하면서 단수는 전년보다 3% 줄었다.
애호박도 상황은 비슷하다. 손병철 한국청과 경매사는 “지금 나오는 애호박은 충북 청주 물량이나 여름철 고온과 폭우로 충청지역에 바이러스가 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 등에서 앞다퉈 산지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시장 반입량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파프리카 시세도 같은 흐름이다. 7일 가락시장에서 파프리카(빨강)는 5㎏들이 상품 한상자당 4만263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3만1362원), 평년 10월(2만7337원)과 비교해 각각 35.9%, 56.0% 높다.
최형석 서울청과 경매사는 “영호남지역에서 겨울 작형이 출하돼야 하는 시기이나 두 지역 생육이 부진해 출하 공백이 생겼다”고 말했다. 파프리카는 7∼8월에 아주심기를 하는데 올여름 폭염으로 꽃이 다 떨어졌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