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철 경북 청도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센터장(왼쪽)과 농민 하경식씨가 수확을 앞둔 반시의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산지 확대경] 반시
올해 생산량 평년수준 회복
대과 비중은 10%선 그칠듯
10월 중순 시세 내림세 전망
농민신문 청도=함규원 기자 2024. 10. 10
씨 없는 감인 반시(약시)가 폭염으로 출하가 늦어지고 소과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파악된다. 시세는 전년보다 높게 출발했으나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점차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으로 수확 늦어져…상품성 다소 하락=반시는 유통업계에선 ‘홍시’ 또는 ‘연시’라 부르는 물렁감이다. 서울 가락시장 등 도매시장에서는 ‘약시’로도 부른다. 국내 최대 주산지는 경북 청도로 ‘청도 반시’가 주 품종이다.
청도군 청도읍에서 1만3223㎡(4000평) 규모로 반시를 재배하는 하경식씨(49)는 “4일 기준 하루 수확량이 15㎏들이 컨테이너 상자 50개로 평년작 수준이지만 대과 비중이 20%도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 중순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생육이 부진해 과 크기가 예년보다 작다”고 덧붙였다.
김형석 청도군조합공동사업법인 팀장은 “지난해 탄저병 피해로 급감했던 생산량이 올해는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예년 같으면 전체 생산량의 30∼40%가 대과인데 올해는 10%선에 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반시는 보통 한알당 중량이 180g 이상이면 대과, ‘120g 이상∼180g 미만’은 소과로 분류한다.
폭염은 출하 시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농가들에 따르면 청도는 9월25일께 첫 수확에 들어갔다. 예년보다 7∼10일가량 지연됐다.
안병철 청도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센터장은 “봄철 가뭄으로 과 비대가 부진했고 여름철 폭염·열대야로 일교차가 충분히 벌어지지 못해 착색이 늦어졌다”면서 “10월 들어 맑고 온화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면서 당도·색택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출하 초반 시세 높게 출발…점차 안정될 듯=7일 가락시장에서 반시는 5㎏들이 상품 한상자에 1만5484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평균(1만4846원)보다 4.3%, 평년 10월(1만3397원)보다는 15.6% 높다.
박영욱 중앙청과 경매사는 “추석 이후 새로운 제철 과일을 선보이려는 중도매인들이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섰다”면서 “반입량이 점차 늘고 있어 10월 중순 이후엔 시세가 내림세를 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젊은층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올해 나타난 특징이다. 청도농협은 경북도농업기술원 상주감연구소와 함께 ‘아삭한 청도 반시’를 상품화했다. 떫은맛을 없애는 탈삽만 하고 과육을 부드럽게 하는 연화 처리를 하지 않아 단감 같은 아삭한 식감을 살렸다. 안상준 농협경제지주 농산물도매부 상품기획자(MD)는 “반시는 껍질이 얇아 작은 상처에도 금방 무르기 때문에 소비자는 표면에 상처가 없고 색깔이 선명한 것을 고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