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40m 깊이에 지름 4cm 정도 배수로 개설
흙 물빠짐 2.8배, 논 양파 수확량 20.2% 상승
농업인신문 성낙중 기자 2024. 10. 4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양파, 마늘 등 겨울철 논 재배 작물이 습한 날씨로 생산량 감소, 병충해 등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무재료 땅속배수 기술’을 소개하고, 마늘 파종이나 양파 아주심기 전에 도입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 겨울부터 올 초봄까지 잦은 이상 강우로 지역에 따라 평년 대비 20~50% 많은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일부 논 재배 양파에서 무름병, 마늘에서 벌마늘 발생이 20~30% 증가했다. 생산량도 최대 75%까지 줄어드는 피해가 발생했다. 벌마늘은 기존 잎 사이에 새로운 잎이 나오고 옆 줄기가 터지면서 마늘쪽 개수가 2배 이상 많아지는 생육 장애이다.
반면, 지난해 무재료 땅속배수 기술을 시범 적용한 충남 홍성의 논 양파 재배 농가에서는 흙 물빠짐이 2.8배까지 늘고, 10아르당 수확량 또한 8,157㎏으로 평년 생산량 6,787㎏ 대비 20.2% 증가했다.
무재료 땅속배수 기술은 땅속 40~60cm 깊이에 지름 4~7cm의 배수로를 만드는 것이다. 이때 논에서는 경반층보다 더 깊이 작업해 주는 것이 좋다. 경반층은 중장비의 반복적인 사용으로 생기는 치밀한 토층이다.
또, 재배지 내 지표 배수로는 땅속 배수로보다 10cm 이상 깊게 정비하고, 두둑을 높이 만들면 갑작스러운 호우에도 물빠짐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땅속 배수로를 만드는 장치인 암거 형성기는 80마력 이상 트랙터에 붙여 경운과 같은 방식으로 작업하면 된다. 1~3줄의 땅속 배수로를 한 번에 만들 수 있으며, 약 10아르 기준 20~40분이 걸린다. 땅속 배수로 깊이는 현장 여건에 맞게 작업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다.
배수로 형성과 함께 깊이 갈아 흙을 부수는 심토 파쇄 작업도 진행할 수 있다. 한 번 만들어 놓으면 배수 효과가 짧게는 한 작기, 길게는 1년 이상 계속돼 매년 1~2회 작업으로 토양의 배수성과 통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땅속 배수로를 만드는 장치는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임대하거나 기술이전 업체에서 구매할 수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안전재해예방공학과 이충근 과장은 “기후변화로 겨울철에도 예상하지 못한 비가 자주 내리고 있다” 며 “농가에서는 마늘 파종이나 양파 아주심기 전에 무재료 땅속배수 기술을 적용하는 등 적극적인 배수 대책을 마련해 농작물 피해를 줄이길 바란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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