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정부 수급안정대책에도 겨울배추값 하락 지속 왜?
시기 놓치고 시장격리 물량도 미흡
2월하순 대책 발표…최소 1월에는 나왔어야
과잉물량 15만t…3만5천t 조절로는 역부족
추가 대책 서둘러 봄배추값 하락은 막아야
정부가 겨울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시장격리 등 수급대책을 발표했지만 배추 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초·중반쯤부터 출하될 예정인 봄배추의 시장 가세에 대비, 겨울배추 가격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들어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겨울배추 2만t을 시장격리하고 농협과 산지유통인단체를 통해 1만5000t을 자율감축한다는 내용의 가격안정 대책을 2월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산지와 도매시장 등에서는 당시 상품 10㎏들이 한망당 3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배추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대책 발표 이후 10여일이 지난 현재 배추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기는커녕, 대책 발표 당시보다 오히려 더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배추 상품 10㎏들이 한망당 평균가격은 대책이 발표되기 전 일주일 동안, 2월24일(2760원) 하루를 제외하고는 20일 3424원→21일 3417원→22일 3054원→25일 3017원 등으로 3000~3400원대를 유지했다. 그렇지만 대책 발표 이후에는 27일 3164원→28일 3082원→3월1일 2974원→3일 3172원 등으로 횡보를 보이다가 3월4일 2834원→5일 2612원→6일 2644원→7일 2892원 등으로 오히려 3000원대마저 무너지며 하락세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배추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데 대해 산지와 가락시장 등 도매시장에서는 정부 대책이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출하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산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가격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올 2월 말이 다 돼서야 대책이 나왔다”며 “최소한 1월에만 발표했어도 어느 정도 가격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정부가 제시한 수급조절 물량(3만5000t)도 시장 상황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가락시장 관계자들은 “산지와 시장 등에서는 겨울배추의 과잉물량이 15만t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정부 대책 물량은 3만5000t에 불과했다”며 “시장격리 물량이 정부 대책의 2배인 7만t 정도는 됐어야 가격 안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전남지역의 한 농협 관계자는 “농협의 자율감축분에 대한 작업은 이미 마무리됐고, 현재는 정부의 시장격리 물량에 대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하지만 시장격리 물량이 농가 신청량 대비 20~30%에 불과해 수급조절 효과가 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시장격리와 별도로 수매·비축한 배추에 대해 방출을 금지하고, 동시에 시장에 남아도는 물량을 수출 지원하는 등의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산지와 가락시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겨울배추에 이어 봄배추까지 가격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다.
한재희·이성제 기자 hanj@nongmin.com 201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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