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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채소값 하락으로 가락시장 ‘불낙’ 속출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4-03-12 조회 7699
첨부파일 20140311164126.jpg
채소값 하락으로 가락시장 ‘불낙’ 속출

                                     농가, 상추·시금치 등 경락값 불만 표출

                                    올초부터 65일간 출하 농산물 회수 3400건
                                   “값 낮을수록 농가 품질관리 힘써야” 지적도

경기 이천에서 상추와 얼갈이배추 등을 재배하는 김재우씨(가명·76). 김씨는 8일 가락시장으로 청상추 18상자(4㎏들이)를 출하했다가, 그날 밤 기분이 몹시 상했다. 모 도매법인이 진행한 경매에서 김씨 상추가 상자당 5200원으로, 그날 평균시세인 6200원(상품 기준)보다 1000원이나 낮은 가격에 낙찰됐기 때문. 이 같은 사실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달받은 김씨는 경매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불낙’ 처리해줄 것을 요청, 출하했던 상추를 되돌려 받았다.

 김씨는 “요즘 같은 겨울엔 상추 한상자(4㎏)의 생산원가가 최소 8000원인데, 가락시장이 해도 너무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며 “차라리 딴 곳에 팔거나 아는 사람들한테 나눠주는 게 낫겠다 싶어 불낙처리해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채소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최근 가락시장에선 경매에 부쳤던 농산물을 판매(낙찰)하지 않고, 다시 출하농가가 되가져가는 이른바 ‘불낙’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불낙을 요청할 경우 출하농가들은 운송비 등에서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다른 곳으로 출하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거나 홧김에 그냥 되가져가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가락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불낙이 발생하는 경우는 크게 세가지. 첫째는 출하주 입장에서 낙찰가격에 불만이 있어 스스로 요청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불낙이 이에 해당한다. 실제 a청과에서 올해 발생한 660여건의 불낙 사례 중 단 3건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농가들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상품성 등을 이유로 중도매인들이 낙찰가를 써 내지 않았을 때, 낙찰 후 속박이가 발견돼 중도매인이 인수를 거부할 때 등에 불낙된다.

 이와 관련, 본지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의뢰해 가락시장 6개 도매법인의 불낙 건수를 조사한 결과, 올 초부터 3월6일까지 약 65일 간에 걸쳐 모두 3446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매법인에 따라 집계 기준이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이 기간 3400여명의 농민들이 경매가격에 불만을 품고 출하했던 농산물을 다시 회수해 간 셈이다.

 불낙 사례는 취급하는 품목 특성에 따라 도매법인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일례로 과일 취급이 많은 b청과의 경우 불낙이 155건에 그친 반면 채소류 취급이 많은 c청과는 1831건에 달했다. 올해 채소가격 하락이 불낙 증가에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6개 도매법인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가 가능한 2개 도매법인의 불낙 수치를 분석한 결과, c청과는 지난해 1654건에서 올해 1831건으로 11% 가까이 늘었고, d청과는 242건에서 287건으로 1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용운 ㈜중앙청과 채소본부장은 “올해는 특히 상추·치커리·시금치 등 잎채소류에서 불낙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상황에 따라 도매법인이 시세를 보전해주기도 하지만, 출하농가들을 일일이 다 챙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낙 농산물이 이처럼 많아진 것은 품질 등 다른 요인 때문일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 도매법인의 경매사는 “농가들 입장에선 경매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나오면 화가 많이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출하된 농산물의 품질에 문제가 있어 가격이 안 나오는 건 아닌지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락시장 관계자는 “한개 도매법인의 불낙 건수가 올 들어 두달 만에 1800여건을 넘어섰다는 건 채소값 하락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며 “이번 기회에 불낙이 발생하는 원인과 여파 등에 대해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hanj@nongmin.com   20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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