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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사설] 배추 수입, 폭염 버틴 농민 안중에도 없는 농정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09-29 조회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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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배추 수입, 폭염 버틴 농민 안중에도 없는 농정



                                                                                             한국농정신문  사설  2024. 9. 29



 선선한 가을, 밥과 함께 우리네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치를 담그는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다. 배추, 무, 마늘, 고추, 양파, 생강, 대파 등 김장에 필요한 채소의 수요가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갖은 양념에 버무려진 김치는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며 한국인의 밥심을 더 든든히 해주는 요소다. 아무리 사람들의 식습관이 바뀌고 김치 종류도 다양해졌지만 배추 김치는 여전히 한식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정부가 배춧값이 오른다는 이유로 중국산 배추 수입을 결정했고, 27일자로 16톤이 국내에 들어온다고 밝혔다.

배추는 국내 5대 수급 채소 중 하나며 가격불안정성이 큰 품목이기도 하다. 정부의 중국 배추 수입 결정이 발표되면서 전통음식 김치마저도 중국산 배추로 담그도록 유도하는 정부의 정책 목적이 무엇인지, 진정 올바른 가치판단이냐를 생각해보게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엽근채소 9월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가을(김장)배추의 재배면적(1만2870ha)은 전년(1만3152ha) 대비 2.1% 감소, 평년 대비 4.3% 감소하는 것으로 나왔다. 여름배추의 재배면적도 전년보다 감소했으며, 생산량 또한 전년 대비 6.6%, 평년 대비 8.5% 감소했다. 생산량 감소는 재배면적의 감소추세와도 기후변화와도 연결돼 있다. 또한 수입정책을 통해 가격에 개입해 온 정부의 잘못된 정책 결정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8월 배추 도매가격은 10kg에 1만6580원으로 발표됐는데 평년 9월 가격도 유사한 1만6912원이었다.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8월과 9월 배추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얼마든지 예측 가능하다. 지금 가격이 높아 김장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단 우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배추 수입을 결정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매년 김치도 수입하는데 배추 수입도 가벼이 생각한다면 결국 식탁에서 국내산 김치를 찾아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김치 종주국이지만 매년 외국에서 김치를 수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산 김치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다. 수입 물량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평년 김치 수입량은 27만7055톤이지만 지난해 김치 수입량은 28만6545톤으로 평년보다 많이 수입되면서 국내 엽근채소류와 양념채소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조치로 수입의존 정책을 활용하는 농정의 파급력은 결코 단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여름은 더워도 너무 더웠다. 뜨거운 날씨가 계속되고 비가 내리지 않았던 밭은 가뭄으로 작물이 생육하기엔 극악의 조건이었다. 뜨거운 날씨는 배추 작황에도 영향을 미쳤고 생산량 감소라는 결과를 내고 말았다. 그 무더위를 이겨낸 작물도, 그 무더운 날씨에 땀 흘려 농사지은 농민들의 노고도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수입 조치는 농민들에게 수확의 기쁨을 누릴 기회마저 빼앗아버린다. 수요가 급등하는 시기마저도 수입산에 밀려 제값을 받지 못하면 누가 농사를 지속할 수 있을까? 폭염을 애써 버티며 일한 농민이 정당히 누려야 할 권리는 안중에도 없는 농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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