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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배추 수급 현장간담회가 대관령원예농협에서 진행 되고 있다.
재배면적 감소 · 기후변화 영향...역대 최고가 경신 고랭지배추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 확대를 위한 기본 조건
팜인사이트 김재민 기자 2024. 9. 23
사과에 올인하고 있는 사이 배추에서 문제가 터졌다. 사실 사과는 기호품이다. 비싸면 안먹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배추는 식탁에 오르는 매우 중요한 반찬으로 식량 이상의 위치를 가지고 있다. 배추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여러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당장 김치제조업체가 비상일 것이고, 김치를 재료로 하는 외식업계가 대 혼란이 발생한다. 김치는 서양의 피클 같은 존재다. 반찬 문화가 없는 서양에서 피클의 위치는 느끼함을 풀어주고 식욕을 촉진한다. 우리 식탁에 많은 반찬이 올라오지만 전체 음식 섭취량은 김치가 조절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겹살에도 김치, 라면에도 김치, 김치가 없으면 식탁에 구멍이 나는 듯한 일이 발생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운영하는 농식품 물가관련 포털인 aTKAMIS에서는 배추 한포기 소매 평균가격이 8000~9000원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으나 당장 인터넷 쇼핑몰에만 들어가봐도 배추 1포기에 1만원이 훌쩍넘는 것을 금방 확인할 수가 있다. 이마트몰에서는 배추 3포가 한망을 8만9280원에 판매하고 있었고, 롯데마트몰은 품질로 취급을 하지 않고 있으며, 홈플러스몰은 1만1000원, 쿠팡에서는 3포기 3만8000원에 배추를 판매하고 있었다. 정부가 9000원이라 이야기했지만, 현실에서 9000원짜리 배추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배추는 절여서 김치로 제조하기 때문에 품질보다는 가격 즉 가성비가 매우 중요한 품목이다. 그래서 품질에 따른 가격형성 보다는 물량이 가격형성에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그러나 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은 꾸준히 감소해 왔다. 한때 강원도 다음으로 고랭지배추 주산단지였던 전북지역은 준고랭지 지역에서 배추 재배가 명맥만 유지되고 있을뿐 그 중요성이 사라져 버렸고, 충북과 경남이 적은 물량이나마 재배를 하였지만 이탈한지 오래다. 현재는 강원도 그리고 강원도의 3~5% 규모로 경북이 고랭지 배추 재배를 이어오고 있다.
고랭지배추 재배면적 감소와 생산성 하락에 따른 단수 감소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배추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면서 재배를 포기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또한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기후변화 담론은 2010년대 주요 담론 중 하나였다. 고령화와 농촌인구 감소 또한 생산성이 떨어지고 농작업이 상대적으로 고된 고랭지 채소 재배를 기피하게 하는 원인이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담론 또한 기후변화 담론과 마찬가지로 어제오늘 갑자기 튀어나온 이슈가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우리 식탁의 중심을 잡고 있는 배추김치의 주 원료의 배추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배추 관련 정책은 2000년 고랭지배추 수급 불안으로 정권이 흔들릴 정도로 곤욕을 치룬 이명박 정부 당시 기안되어 현실화된 프로그램이 전부이다. 배추 수매와 비축 그리고 비축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전문 저장시설의 건설 등이 그 당시 기획되어 현실화된 것들이다. 2000년 이후 배추 수급이 안정적인 상황이 몇년 계속 이어지자, 돈을 들여가며 배추를 저장할 필요가 있냐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렸으나 만약 배추 수매와 비축 정책을 유지하지 않았다면, 이번 정부도 배추 때문에 정권이 들썩일 정도로 큰 충격을 있었을 것이다.
올 1월부터 우리 농식품부는 사과 등 과수 수급 불안에 매우 곤욕을 치뤘다. 그 여파가 얼마나 컸는지 ''사과 안심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과 과수산업안정 대책 등이 발표가 되었고, 송미령 장관이 사과 때문에 방문한 현장만 해도 수십군데에 이른다. 사과 가격 폭등 이유가 도매시장 때문이라고 하자. 도매시장을 두번이나 방문했고, 정부가 확보한 사과를 할인판매 한다면,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만 서너차례 방문을 했다.
3월 혹시 냉해라도 입지 않을까 농식품부 장관과 농촌진흥청장이 사과 과수원을 방문하고, 주산지역 간담회도 여러차례 개최됐다. 사과를 수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자, 기호품인 사과를 정부가 수매하는 것은 명분이 약했는지 신지유통센터의 저장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원을 하기로 했고, 과수화상병이 문제가 되자 관련 방제에도 열을 올렸다. 냉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수 있도록 관련 약재의 공급확대, 노지스마트팜 확대 등이 이야기 되었다.
그리고 여름 사과 첫 출하를 기념해 과수원과 산지유통센터, 과일공판장 등등을 방문했다. 이 모든게 기호품 사과를 위해 들인 공이다. 수많은 현장이 농식품부 장관, 농촌진흥청장, 농식품부 차관, 식량정책실장, 유통국장이 방문하는 등 사과가격 안정을 위해 매우 공을 드렸다
그렇게 사과에 온 행정을 집중하는 사이 배추에서 문제가 터졌다. 사과에 쏟아 부은 행정력의 10~20%만 배추문제에 투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배추는 만만히 볼 품목이 아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우리 식탁에 많은 반찬이 올라가지만 배추김치는 식탁의 중심을 잡아주는 매우 중요한 품목이다.
사과보다 배추가 더 중요하지만 배추는 과수농가처럼 조직화되어 있지 못하다. 식재는 땅 주인인 농가가하고, 실제 재배와 방제, 수확과 상차 및 유통 등의 작업은 산지유통인들이 담당한다. 이러한 특수한 산업구조는 배추농가가 조직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산지유통인은 어느 정도 조직화 되어 있지만, 농가와 같이 배려하지 않고 있다. 무조건 싸게만 배추가 유통되는 것만 바란다. 투자하는 배추산업 종사자의 경영상황은 고려하지 않으니 배추 재배면적은 더욱 후퇴할 수 밖에 없다.
배추가 중요하다면, 이러한 특수한 상황까지 고려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배추 농사를 짓게 하는 원동력은 산지유통인의 지불능력과 지불의사에 있다. 산지유통인의 투자가 있어야 배추의 정식이 시작된다. 그리고 투자자인 산지유통인은 정식 이후 단계를 책임진다. 배추를 도매시장으로 출하해서 얻은 매출로 투자금은 물론이고 배추 재배와 수확을 위해 사용한 비용까지 기본적으로 확보가 되고 이에 더해 적정한 이윤까지 보장이 되어야 산지유통인들은 이듬해 배추농사에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다.
이렇게 적정한 이윤이 보장되다면, 고온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와 투자 또한 이뤄지게 될 것이다. 즉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고랭지배추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 단순히 물가만을 잡겠다며 봄배추, 가을배추를 왕창 수매해 보관하고 있다가 배추 가격이 높게 형성되겠다 싶으면 보관 물량을 쏟아 붓는 지금의 행태가 반복되어서는 고랭지배추 재배면적 감소라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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