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한 양파·대파에 대해 정부가 대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농협·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제3차 양파·대파 수급대책회의를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선 양파·대파에 대해 먼저 민간의 자율감축을 유도하고, 이후 정부가 수급대책을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양파는 지난해 생산량이 늘어난 탓에 1월부터 가격이 하락, 최근 600원대(상품 1㎏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의 농산물 수급조절 매뉴얼상 경계 단계에 해당되는 가격이기도 하다.
더욱이 양파는 올겨울 기온이 높아 조생종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48% 증가한 12만2000t에 이르고, 중만생종을 포함한 전체 생산량도 144만8000t이나 될 전망이다. 이는 2011년 이래 두번째로 많은 양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양파를 저장·조생·중만생 등으로 나눠 대책을 수립,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저장양파의 경우 현재 재고 과다물량이 2만1000t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양파즙 가공 등을 통해 1만t 정도를 시장에서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수급대책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양파 처리량이 100t·200t 수준인) 가공으로는 시장격리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들이 이미 1년분 가공 물량을 보관하고 있는데다 양파즙 판매도 마땅치 않은 상태에서 당국은 지역농협이 알아서 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겨울대파도 양파와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겨울대파 도매가격은 1000원(상품 1㎏ 기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7% 낮은 수준이다.
대파는 전남 진도군에서 190㏊ 자율감축을 추진해왔는데, 농협중앙회와 전남도 주관으로 100㏊ 이내에서 추가로 시장격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농식품부는 양파와 대파의 가격하락 문제를 조만간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에 긴급안건으로 상정, 시장격리 추진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올해 햇양파에 대한 수급점검 추가회의도 계속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