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연구 보고서 통해 제시
농식품 수출실적 매년 늘지만
세계 경기 침체로 둔화 우려
신선 농산물 비중도 떨어져
인도네시아 배 수출 공략
아랍에미리트 딸기 등 검토를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2024. 9. 20
최근 농식품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선 신선 농산물 중심의 수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지에선 경쟁력은 낮지만 배 수입이 많은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하거나, 고가의 미국 딸기를 소비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등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통해 배와 딸기 등 신선 농산물의 수출 시장을 넓혀야 하다는 것.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농식품 시장 경쟁력 분석과 수출 다변화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실적은 2013년 57억3000만 달러에서 2022년 88억2000만 달러로 연 평균 4.9%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삼고로 인해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 농식품 수출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배와 딸기 등 품목별로 수출국이 한정돼 있는데다,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신선 농산물 수출은 농식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20.6%에서 2022년 16%로 떨어지고 있는 점도 애로 사항이다. 농경연은 농식품 수출이 해외시장을 통해 농가소득을 제고할 수 있는 만큼 신선 농산물의 수출시장을 넓혀야 하고, 이를 위해선 농식품 수출시장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수출 다변화가 농식품 수출 증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다층 모형을 이용해 실증분석한 결과 수출 다변화가 확대될수록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이 증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런 시사점과 함께 농경연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별 수출 다변화 가능성을 검토했다. 우선 배는 2022년 미국(38%)과 대만(34.6%), 베트남(19.2%) 등 10개국 이상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처럼 배는 수출 집중도가 높은 품목으로, 수출 상위 3개국의 현지 상황에 따라 수출 안정성이 낮아질 수 있다.
보고서는 배 수입이 많은 인도네시아 등을 공략할 것을 제안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주로 수입되는 배는 중국산이며, 시장 점유율이 94.1%로 매우 높다. 반면, 국산 배는 인도네시아 수입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고, 수입단가도 ㎏당 3달러로 타 수입국의 1.4~1.6달러보다 높다. 따라서 국산 배는 주로 현지의 고소득층이 소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에서, 보고서는 인도네시아는 빈부격차가 크고, 연평균 GDP 증가율이 5%대로 높은 국가여서 향후 구매력이 상승, 프리미엄 상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산 배의 새로운 시장으로 인도네시아를 지목한 이유다.
보고서는 "인도네시아가 이슬람 문화권이어서 현지 소비자 기호에 맞는 안전성과 품질경쟁력 등을 강화하는 방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딸기 역시 안정적인 수출을 위해선 다변화가 절실하다. 배와 마찬가지로 수출 상위 3개국의 수출 비중이 홍콩(35.7%), 싱가포르(24.6%), 대만(13.6%) 등 총 73.9%에 이른다. 대부분의 딸기 수출 시장이 동남아시아에 편중된 상황. 유럽과 북미가 딸기 최대 수입국이긴 하지만, 신선도 등을 감안하면 이들 국가로의 수출은 쉽지 않다.
보고서는 새로운 수출국으로 아랍에미리트를 제시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주로 이집트산과 미국산 딸기를 수입하고 있는데, 이집트산 딸기 수입단가는 ㎏당 1.8달러인데 비해 미국산 딸기는 7.7달러 수준이다. 아랍에미리트의 프리미엄 딸기 시장은 미국이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딸기 수입단가는 13.4달러로 높긴 하지만, 품질경쟁력에서 우위로 평가되고 있어 물류비 절감 등의 가격 수준을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전제에서 볼 때 아랍에미리트의 프리미엄급 시장 내 미국산 딸기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한다면, 아랍에미리트를 기점으로 중동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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