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유치 경쟁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이 도입되면 전력 직접 거래가 가능하고 전기요금 인하 효과도 있어 기업 유치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가이드라인’을 안내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이 도입될 경우 분산에너지 사업자는 발전 설비를 직접 설치하거나 기존 설비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 사용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아울러 사업자는 고객에게 판매하고 남은 전력을 총발전량의 30% 이내에서 한국전력 또는 전력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다만, 계약을 체결한 전체 고객의 전력 사용량 중 최소 70% 이상을 발전해야 한다. 충족하지 못하면 요금 부과 등 페널티를 받는다.
특화지역은 ▲전력수요 유치형 ▲공급자원 유치형 ▲신산업 활성화형 등 3가지로 추진될 전망이다. 전력수요 유치형은 전력 자급률이 높은 비수도권 지역에 적합한 유형으로 기업에 전력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전력 직접 거래 특례가 적용된다. 반면 공급자원 유치형은 전력 자급률이 낮은 지역에서 분산에너지 사업자가 직접 발전설비를 구축해 기업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산업 활성화형은 지자체 주도로 태양광 등 맞춤형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유형이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이 도입되면 전력이 기존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직거래되면서 전기요금이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등 전력수요가 큰 기업이 이전될 가능성이 크다. 인구감소 등으로 경기 침체를 겪는 비수도권 지역이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부산시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부터 관심을 보여온 지자체 가운데 하나다. ‘공급자원 유치형’을 겨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지 인근에 도심형 발전 모델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추진 중인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와 연계해 도심형 모델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울산시는 지난 7월 전국 최초로 ‘분산에너지 지원센터’를 개소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발전소가 소재한 지역이면서 대규모 전력 수요가 있는 미포·온산 국가산업단지가 배후에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충남도 전체 석탄화력발전소 58기 가운데 절반이 넘는 29기를 보유한 지역으로, 발전량이 높은 데 비해 소비량이 부족한 점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도 관계자는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것이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취지”라면서 “충남이 당초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전남도는 전력 자급률이 높은 점이 강점이다. 올 6월 목포·해남이 해상풍력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고 영암군은 자체적으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유치를 위한 민관 업무협약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편, 산업부는 5일 전력 직접 거래 시 책임공급 비율, 대금 정산 등 세부 내용을 담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서의 전력 직접거래 등에 관한 고시’를 행정예고하고 이달 말까지 의견을 받는다. 이와 함께 내년 1분기 3~4곳의 부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선정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연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분산에너지 진흥센터 등을 통해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지역 단위 에너지 생산·소비 비즈니스 모델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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