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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동공영도매시장 ‘사과 대란’, 분산 출하 위한 거래 다양화 필요성 재차 대두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09-13 조회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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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전 불거진 안동공영도매시장 ‘사과 대란’

           분산 출하 위한 거래 다양화 필요성 재차 대두


           명절 물량 쏠림으로 인한 작업 지연 심각 수준

           유통 주체 노력에도 추석 전 경매 여부 불투명

           농가 피해 우려 속 거래제 다변화 필요성 강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4. 9. 13



 추석 명절을 앞두고 안동공영도매시장 내 사과 선별 및 경매 지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출하가 집중되는 성수기 때마다 반복됐던 현상이긴 하지만 올해의 경우 추석 명절이 평년보다 앞당겨졌고, 늦게까지 지속된 폭염의 영향으로 사과 착색이 지연됨에 따라 물량이 추석 직전에 더욱 몰려 공판장 선별·경매 등의 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안동도매시장 내 도매법인인 안동농협공판장에선 한때 순번표 발급이 중단될 정도로 출하물량이 막대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도매법인인 안동청과합자회사 역시 쏟아지는 물량으로 선별·경매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안동농협공판장 관계자는 “매년 추석 명절 등 성수기 때마다 물량 쏠림으로 작업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올해는 정도가 더욱 심하다. 추석 명절이 빨라서 농가도 그에 맞춰 작업들을 해온 것으로 파악되는데, 8월 이후로도 35℃가 넘는 고온이 지속되다 보니 착색이 안 돼 출하를 자꾸 미뤄 물량이 폭발적으로 모여들었다”라며 “착색이 제대로 안 된 사과를 서울이든 대구든 어디다 보낼 수 없다 보니 농가도 버티다 버티다 주산지에서 가까운 안동으로 물량을 대거 출하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해당 관계자는 덧붙여 “명절 때라도 평소엔 최대 3만개 초반 정도 경매를 봤는데, 지난주 월요일(9월 2일)과 엊그제(9월 9일) 등엔 4만개 넘게 경매를 봤다. 공판장 면적은 한정돼 있는데 자체적으로 선별도 하고 선별한 물건을 진열도 하고 그 물건들을 경매도 해야 하다 보니 자리가 날 때까지 선별기를 세우기도 했다. 경매한 물건이 빠져나가야 선별한 물건을 다시 진열하고 경매 준비를 할 수 있어서다”라며 “시장에 들어오는 물량이 매년 증가할 뿐만 아니라 출하지도 인근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격 메리트 등을 따져 출하시기나 출하처를 결정하는 건 농가 권한이지만, 주식할 때 분산 투자하듯이 출하자도 물량을 딱 명절 전 안동시장에만 낼 게 아니라 미리 작업하고 준비해서 여러 곳에 분산 출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별 및 경매 작업이 지연됨에 따라 농가 피해 또한 우려되고 있다. 시장에 출하한 사과가 언제 선별을 거쳐 경매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판장 측에선 최대한 추석 전 선별·경매 등의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나, 물량 자체가 워낙 많고 밀려 있는 탓에 추석 전 작업이 이뤄질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경북 지역의 사과 재배 농민 A씨는 “보통 때 같으면 색이 잘 나오는 지역부터 출하해 시장에 물량이 몰리지 않는데 올해는 착색이 지연되다 보니 초기엔 물량이 부족하고 또 추석 직전 해서는 물량이 쏟아진 것 같다. 특히 추석 전 출하되는 홍로 품종의 경우 추석 전에 물건을 내지 못하면 추석 이후엔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다 보니 그 현상이 더 심하게 발현된 것 같다”며 “물량 쏠림이 심해 농가에선 아예 공판장에 물건을 못 내기도 했다. 대기표 발행이 아예 안 돼서다. 결국 농가 입장에선 출하 시기를 추석 전으로 조절할 수도 없고, 냈더라도 경매에 물량이 많이 몰린 만큼 아마 좋은 가격을 받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안동공영도매시장의 ‘사과 대란''이 경매 위주의 거래제도, 비합리적인 농산물 유통구조에 기인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가수의 거래나 시장도매인제 등이 활성화될 경우 출하물량 조절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백혜숙 지속가능국민밥상포럼 대표는 농가 분산 출하 등을 유도할 수 있는 거래제도 다변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백혜숙 대표는 “올해뿐만 아니라 수요가 많은 특정 시기에는 물량이 몰릴 수밖에 없다. 예약거래나 정가수의매매를 비롯해 시장도매인 등 다양한 거래제도를 활성화하면 출하지에서 물량을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 폭등락도 완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백 대표는 “주산지 공영도매시장에서 특정 품목의 거래가 활성화돼 산지에서 기준가격을 형성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문제는 주산지 공영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물건이 또 다른 공영도매시장(가락시장)으로 다시 옮겨져 재차 경매되는 현상이다. 주산지 공영도매시장에서 경매가 끝나면 다른 공영도매시장에서 또 경매가 이뤄지는 구조를 바꿔내지 않는다면 소비자를 비롯해 정부 등은 사괏값을 계속해서 비싸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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