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박정)는 지난 2~5일 2023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위한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했다. 정부 각 부처 장관을 상대로 다각적인 질의가 이뤄진 가운데, 드물긴 하지만 농업부문에서도 몇몇 깊이 있는 질의들이 등장했다.
첨병은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임 의원은 윤석열정부가 ‘물가안정’ 명목으로 추진하는 농산물 할당관세 수입 확대와 그로 인한 국내 농업기반 약화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그는 “할당관세를 통한 농축수산물 수입이 과연 물가안정에 효과적인 정책수단인지, 직접적 피해당사자인 농업계 입장에선 확인할 방법이 없다. 관련 자료가 명확·섬세하게 작성돼 이 정책이 국내 생산기반을 와해시킨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경제부총리)을 향해 “장관께서 보시기에 정말 농축수산물이 고물가의 주범인가”라 직구를 던졌고, 최 장관은 “고물가의 주범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 다만 최근의 물가상승은 공급 측면에 의한 거라 할당관세가 유효한 수단이라 생각했다”며 “농민-소비자 간 접점을 찾는 과정에서 섬세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면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도 비슷한 논리로 말문을 열었다. 지난 한 해에만 수조원의 예산을 생활물가 안정에 쏟아부었지만, 정부 재정 투입을 통한 물가 안정에 한계가 있다는 건 이미 증명이 끝났다는 논리다. 그러나 박 의원은 논점을「양곡관리법(양곡법)」으로 옮겨 “(양곡법 개정안은) 정부 재정을 투입해 농가 소득을 보전하고 유통에 개입하는 건데 효과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생산기반 강화 목적을 띤 양곡법 개정을 물가안정의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모습이다. 그는 또한 “농지에서 쌀 위주로만 생산되고 다양한 과일·채소가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도시에서 비싼 것”이라며 농업 생산·유통에 대한 아쉬운 이해도를 노출했다.
쌀과 관련해선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수확기 쌀값 20만원 보장 약속”을 재차 요구했지만 송 장관은 “가격을 보장드릴 순 없다. 최대한 수급을 맞추도록 노력하겠다”고 종전의 입장을 반복했다. 같은 당 박지혜 의원은 양곡법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농어업재해보험법」을 거론하며 농작물재해보험 부실과 재해대책 미비를 꼬집었다.
상습 수해지역(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둔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질적 농업예산 부족과 배수개선사업 미흡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이다. 100년 빈도를 넘어 200년 빈도의 집중호우가 상시화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200년, 300년 빈도를 기준으로 배수시설 용량 확대, 제방 보강 등을 서두르지 않으면 굉장히 많은 예산 낭비를 하게 돼 있다”며 정부의 전환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한국농정신문] 국책사업 5년, 밀산업은 아직도 제자리 
[농민신문] ‘수입안정보험’ 촘촘한 설계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