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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수입안정보험’ 촘촘한 설계 아쉽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09-08 조회 1234
첨부파일 20240907500011.jpg




           내년 본사업 앞두고 잡음 계속 

           ‘값하락 보장’ 법적근거 불명확 

           손놓고 있던 정부 “법개정 추진” 

           가입률 제고 구상에도 물음표 

           재해보험 농가 이동 유도 계획 

           작동방식·효과 달라 혼란 우려



                                                                                                 농민신문  지유리 기자  2024. 9. 8



 내년 본사업 시행을 앞둔 수입안정보험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한편, 본격적인 운용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우선 정비하면서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입안정보험은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수확량 감소와 소비부진 등으로 시장가격이 내려가 농가 수입이 하락했을 때, 평년 수입의 최대 85%를 보장해주는 정책보험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농가소득·경영안전망’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 2015년 도입돼 올해까지 9개 품목에 대해 시범적으로 운용됐다.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수입안정보험 도입을 전면화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일부 지역에서만 운용된 마늘·양파·포도 등 9개 품목은 전국으로 확대하고, 벼·가을배추·가을무 등 6개 품목은 새로 도입해 시범 사업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을 올해(81억원)보다 약 25배 늘어난 2078억원으로 편성했다.

그런데 최근 수입안정보험의 미비한 법적 근거를 꼬집는 보고서가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2024년 국고보조사업 연장평가 보고서’에서 “수입안정보험의 보장 대상인 가격 하락이 ‘농어업재해보험법’에서 명시한 농어업재해에 해당하지 않아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면서 “본사업으로 진행하려면 법적 근거를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법은 농업재해를 농작물·임산물·가축 및 농업용 시설물에 발생하는 자연재해·병충해·조수해·질병 또는 화재로 규정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문제 제기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담아 기존 법을 개정한 ‘농업정책보험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농산물 기준가격 설정을 통한 농가소득 안정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법 개정이 순조로울지 의문이 제기된다. 농식품부가 10년 동안 수입보장보험이란 이름으로 시범 사업을 하면서도 제도화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본사업의 일환으로 면적 기준 3.3%인 가입률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농식품부 구상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확대 운용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정비되지 않아서다. 수입안정보험이 발동하려면 개별농가의 수확량과 소득이 정확히 파악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뚜렷한 시행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정원호 부산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보험료를 산출하려면 실제 수확량과 정확한 농가소득을 알아야 하는데, 농가 전수조사가 쉽지 않다”면서 “가격은 출하경로에 따라 달라져 표준화하는 것도 난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농가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상품 설계를 다양화하면서 사업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농식품부는 수입안정보험의 인지도가 높지 않은 만큼 이와 유사한 정책보험인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를 대상으로 가입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가는 농작물재해보험과 수입안정보험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품목별로 두 보험의 작동방식과 효과가 다른데, 농가가 이를 면밀히 비교 분석해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고 꼬집는다.

농작물재해보험이 일부 농업시설물 피해까지 보장하는 반면 수입안정보험은 그렇지 않은 점도 농가의 불안을 부추긴다. 수입안정보험은 대상 품목 가운데 포도에 대해서만 비가림시설의 피해를 보전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상 품목에 시설작물이 없다”면서 “(추후 포함될 경우) 시설물 피해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회에 제출된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농식품부는 농작물재해보험의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514억원 줄여 편성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상당수 농민이 수입안정보험으로 이동할 것을 가정하고 내년도 농작물재해보험 예산을 일부 감액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수입안정보험 가입률이 정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자칫 농작물재해보험 예산 감축으로 애먼 농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소득·경영안전망’이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수입안정보험을 비롯한 여러 층위의 정책보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황성혁 전북대학교 농경제유통학부 교수는 “품목마다 특성이 다르고 정부 정책 목표·설계도 다르다”면서 “채소가격안정제, 쌀 수급 대책 등 여러 정책을 함께 움직이면서 농가 경영안정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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