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on
 
 
    > 게시판 > 농산물뉴스
 
[농민신문] 원지값 올라…농산물 포장상자 유탄맞나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09-08 조회 1294
첨부파일 20240907500059.jpg
* 폐지 수급 불안으로 원지 제조업체 15곳이 가격을 평균 20% 인상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르면 내년께 농산물 포장상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우려를 자아낸다. 5일 추석을 앞두고 서울 가락시장에 농산물 포장상자가 쌓여 있다.



          제조업체 15곳 평균 20% 인상 

          폐지 수급 불안탓…연쇄 영향 

          내년 계약때 반영 불가피 전망



                                                                                              농민신문  조영창 기자  2024. 9. 8



 농산물 포장상자 원자재인 ‘골판지 원지’ 가격이 평균 20%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인상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업계 가격 결정 구조에 따라 이르면 내년께 농산물 포장상자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여 산지 출하조직과 농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7∼8월 원지 제조업체 15곳은 원지 가격을 20%가량 인상했다. 원지 제조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 택배 물류가 급증했지만 이후 사용량이 감소해 폐지 회수가 어려워진 데다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국산 폐지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국내 전기료·인건비 등 부대 비용이 늘어 2021년 이후 3년 만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농산물 포장상자 등 종이상자는 대부분 폐지를 재활용해 만든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 ‘자원순환마루’의 재활용 가능 자원 가격을 보면 골판지 제조에 사용하는 폐지 가격은 지난해 7월부터 매달 조금씩 올라 올 8월 기준 1kg당 106.5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달(72.8원) 대비 46% 높다.

농산물 포장상자는 ‘원지 제조→원단 제조→상자 제조’ 등 3단계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원지 가격이 오르면 원단 제조업계와 상자 제조업계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다.

상자 제조업계엔 업체 2700여곳이 있는데 대부분 규모가 영세하다. 이들 업체에 따르면 골판지 원지 가격은 종이상자 원가의 60%를 차지한다. 원지 가격이 상승하면 종이상자 가격도 올려야 하지만 현재까지는 가격을 인상한 곳이 거의 없다.

신봉호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전무는 “대기업 위주인 수요 처와 거래를 이어가기 위해선 상자 가격을 곧바로 올리기는 어렵다”며 “주요 원재료 가격이 변동하면 납품대금을 조정할 수 있는 ‘납품대금 연동제’가 일괄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행된 납품대금 연동제는 납품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재료값이 20% 이상 오르면 납품대금도 재협상 없이 인상하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납품업체와 수요업체가 서로 합의하면 제도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협상력이 약한 상자 제조업계로선 인상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신 전무의 얘기다. 실제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의 자체 조사 결과 업체의 80%가 납품대금 연동제 적용을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원지에 이어 원단 가격도 꿈틀대고 있긴 하지만 업체수가 많고 규모가 영세한 상자 제조업계 특성상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시간 싸움일 뿐 이르면 내년께 농산물 포장상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농산물 포장상자는 작물별로 시기에 맞춰 연간 단위로 계약하는 방식이어서 당장 가격이 인상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내년에 신규 계약 때는 원지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가격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 진천 광혜원농협 관계자는 “아직까지 지역에서 상자 가격을 인상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면서도 “상자 가격이 오른다면 농민으로선 생산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농민신문] ‘수입안정보험’ 촘촘한 설계 아쉽다
  [농민신문] 지역병원 응급실 ‘진료 중단·축소’…“불안하고 막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