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도가 가을·겨울배추 수급안정을 위해 지난해부터 ‘배추 작목전환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남 해남군 산이면에서 30여년간 배추농사를 짓던 천희구씨도 지난해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현재는 팥농사를 짓고 있다.
작목전환…수급불균형 해소
올 11개 시·군 사업량 376㏊
2㏊까지 최대 900만원 지원
농가 소득 향상 효과에 ‘호응’
농민신문 해남=이시내 기자 2024. 9. 3
전남도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배추 작목전환 지원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배추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하거나 휴경하면 3.3㎡(1평)당 1485원씩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2㏊(6050평)까지 신청할 수 있어 최대 900만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이 사업은 김치 소비 감소 등으로 반복되는 배추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 시작됐다.
도는 지난해 14억여원을 투입해 가을·겨울 배추 재배면적 305㏊를 감축했다. 올해는 376㏊에 대해 사업을 시행한다. 당초 목표였던 400㏊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보다 늘어난 수치다. 겨울배추 주산지인 해남이 341㏊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진도·무안군 등 총 11개 시·군이 참여했다.
이는 지난해 전남지역 가을·겨울 배추 재배면적(6100㏊)의 6%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 농협·농가는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40년 넘게 배추농사를 지어온 김정근씨(82·해남군 산이면)의 밭 1만9800㎡(6000평)엔 올해 배추 대신 팥이 자라고 있다. 김씨는 “처음엔 작목 전환을 망설였지만 배추 연작피해 문제와 더불어 지원금 혜택, 수급 조절 효과를 고려해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때 가을·겨울 배추를 6만6115㎡(2만평) 규모로 재배하던 천희구씨(67·산이면)도 팥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그는 “팥은 배추와 작기가 유사한 데다 생산비와 노동력이 덜 든다”며 “특히 이번 사업을 계기로 산이면 팥농가가 과거 7∼8곳에서 40곳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팥 외에도 조(64㏊), 보리(37㏊), 감자(22㏊), 밀(17㏊) 등 다양한 대체 작목들이 재배되고 있다.
지난해 8264㎡(2500평) 규모로 조농사를 시작한 이춘배씨(65·산이면)는 “기존 배추 계약재배를 했을 때 330㎡(100평) 기준 수익 65만∼70만원을 올렸다면, 조농사는 같은 면적에서 85만원의 수익을 올렸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산지에서는 이 사업을 통해 배추에서 다른 작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농가가 많아 내년에도 사업이 지속되기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높다.
박정문 해남 산이농협 조합장은 “해남은 배추 공급 과잉으로 거의 매년 산지 폐기 문제에 시달렸다”며 “배추값 안정을 위해 선제적 대응 방안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 홍보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신청 면적이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한 것은 홍보가 부족해서라는 것이다.
이씨는 “7월 이전에 사업 시행을 알렸다면 농가들이 작목 전환을 검토할 수 있었을 텐데 홍보 지연으로 이미 배추 파종을 준비한 많은 농가가 사업 참여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사업 대상 기준을 완화해 농가들의 성공적인 작목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사업 신청 대상은 최근 2년(2022∼2023년) 사이 한해라도 배추를 재배한 필지로 제한돼 있어 2022년에 이미 작목을 전환한 농가는 올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천씨는 “다른 작물로 전환했다가 다시 배추로 회귀하는 농가가 없도록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농가들이 작목 전환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고려해 전환 농가에 대해 새로운 작물에 적응할 때까지 지속적인 보조금 지원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어민신문] “농촌 살아보기·농촌형 일자리 지원 등 도시민 참여·교류 다변화돼야” 
[농민신문] 홍문표 aT 사장, “식품영토 확장하도록 수출 지원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