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의실에서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의원들의 정규 발언이 시작되기 전, 의사진행발언으로 농식품부의 무성의한 자료 제출에 대한 문제 제기가 줄을 이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을 향해 날선 질의를 하는 임미애 의원. 임미애 의원실 제공
국회의원들 요구에도 관세청·농식품부 제출 불가 입장
국산업체는 공개 관리하면서…수입업체는 명단도 미비
‘이익 폭증’ 수입업체, 물가안정 기여 요구할 길 없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4. 8. 27
현 정부 정책하에 농산물 수입업체들이 큰 돈을 벌고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정부의 관리나 역할 지도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정부에 수입업체 명단을 요청했음에도 거듭 거부당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지난 26일 농해수위 전체회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무성의한 자료제출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로 시작했다. 농식품부가 의원들의 요구 자료를 회의에 임박해 제출하거나 내용을 부실하게 작성해 상습·고의적으로 상임위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의심이다.
가장 중요하게 지적된 것은 임미애 의원이 개원 직후부터 요청하고 있다는 ‘농산물 할당관세 수입업체 명단’이다. 농식품부는 21대 국회 때부터 비슷한 자료 요구에 소극적으로 응했으며 이번에도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업체들의 이름을 가린 채 전체수입량 자료만을 의원실에 제출했다.
특히 농식품부가 ‘관세청의 비공개’를 이유로 들고 있어 논란이 증폭된다. 농식품부 스스로도 수입업체 명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인데, 이는 윤석열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농산물 할당관세를 대폭 확대했음에도 물가안정을 위한 수입업체들의 역할을 지도·관리할 길이 없다는 뜻이 된다.
임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들어 할당관세 품목이 20여개에서 70여개로 늘었다. 수입업체의 실익이 1조원이 넘고 그만큼 세수가 줄어드는데, 업체들이 천문학적 혜택 만큼 물가안정에 기여했는지, 물량을 들여와 적절한 시점에 시장에 푸는지도 봐야 한다. 이런 게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수입업체 명단을 관세청이 쥐고 있다는 말 자체에도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할당관세 수입업체는 정부 추천서를 받아야 하는데 추천서를 발급해 주는 게 농식품부다. 당연히 명단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설사 명단이 없대도 스스로 관리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하는데 과연 지금 장관의 모습은 관계부처 장관이 맞나 싶다”라고 꾸짖었다.
「개인정보 보호법」이 엄연히 존재하긴 하지만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중요한 국가기밀이 아닌 경우 국회에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근거삼아 비판을 집중했다.
이원택 의원은 “차별의 문제도 있다. 국산 유통업체는 개인정보 동의 없이 다 공개돼 있고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데 왜 수입업체들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그걸 안 하나. 시장경제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는데 보호하려면 똑같이 보호해야지, 우리나라 농식품부가 국산업체는 공개하고 수입업체는 지켜준다는 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으며, 문금주 의원은 “업체명·개인명 정도는 (보호해야 할) 개인정보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주철현 의원은 “어떻게 이런 자료를 개인정보 때문에 못 내놓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윤석열정부 들어와 할당관세 수입이 급증했고 뒷말이 많다. 어떤 업체가 어떤 특혜를 받았는지 제출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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