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공공비축 수매한 마늘 물량을 헐값에 방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마늘생산자협회에서 방출 중단 및 수급 가이드라인 준수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7월 1일 경남 창녕군 대지면 창녕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열린 건마늘 초매식에서 한 농민이 경락가를 알리는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수매원가·공판장 거래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유통·가공업자 방출설
수급 가이드라인에도 맞지 않는 정부 시장 개입에 생산자 불만 고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4. 8. 27
지난 7일 정부가 마늘 품목의 1차 공공비축 수매를 실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수매물량이 농협을 비롯한 유통·가공업자 등에 헐값으로 방출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김창수, 마늘협회)가 방출 중단과 수급 가이드라인 준수 등을 촉구하는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마늘협회는 2024년산 마늘의 생산량 감소로 인한 단경기 깐마늘 가격 급등을 우려해 올해 정부에 적정량의 수매비축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주산지협의체 및 수급조절위원회 회의 등을 통해 올해산 마늘 5000톤의 비축 수매를 결정했고, 1차 수매량 1000톤가량을 이달 초 비축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홍문표) 관계자 등에 따르면 1차 수매물량에 대한 현장 품위 점검 등이 아직 진행 중이나, 해당 물량이 수매원가보다도 낮은 헐값에 유통·가공업자 등에 흘러간다는 소식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마늘협회는 “윤석열정부가 1차 공공비축 수매한 마늘을 유통·가공업자에게 수매원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방출한다는 괴소문이 돌고 있고 생산농가는 이러한 괴소문에 도저히 관망할 수 없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예산을 들여 수매한 마늘을 원가보다 낮은 헐값으로 유통업자에 넘기는 행위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이란 말인가”라며 “현재 공판장 마늘 가격은 kg당 4200원대며, 깐마늘 가격은 농산물유통정보(KAMIS) 기준 7000원대다. 이는 수급 가이드라인 상 안정된 가격 수준으로 정부의 시장 개입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시기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추석 물가 안정 대책이라는 명목으로 현재 높지 않은 마늘 가격을 더 떨어뜨리고 있다. 이는 김장철 등 수급 조절이 진정으로 필요한 시기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내년 마늘 가격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면서 “정부 농업 정책의 초점은 농민과 농업을 향해야 한다. 예산을 들여 유통업자 이익만 챙기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마늘협회는 수매 마늘의 헐값 방출 중단과 함께 수급 가이드라인 준수, 농민 생존권을 외면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올해산 마늘 생산량은 평년 대비 10% 이상 감소한 28만여톤에 불과하나 가격은 적정 수준인 1kg당 5000원에도 못 미친 실정이다. 수확기 이상기후와 2차 생장 피해 등의 여파로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수급에 맞지 않는 낮은 수준의 시세가 계속된 것인데, 생산자단체 측은 저가 시세의 원인으로 유통·가공업자가 ‘소비량 감소’와 ‘재고량 과다’ 등의 이유를 들며 마늘을 낮은 가격에 구입하려 했기 때문이라 꼽았다. 뿐만 아니라 유통·가공업자가 지속해서 낮은 가격으로 마늘을 사들인 까닭엔 시장 가격 상승 시 정부가 지속적으로 비축 수매물량 방출과 저율관세할당물량(TRQ) 방출 등으로 가격을 하락시킨 경험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마늘협회는 적정가격 형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며, 정부를 향해서도 수급 가이드라인에 따른 수급정책 추진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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