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충남 아산원예농협 거점산지유통센터에서 구본권 조합장(오른쪽)과 이운휘 경제사업총괄 단장이 출하작업 중인 배 품위를 살펴보고 있다.
[추석 대목 과일시장 점검] (2) 배
기상 좋고 방제 힘써 작황 양호
올 생산 전년보다 20.1% 증가
15㎏ ‘신고’ 평균 5만원에 거래
“명절 일주일전부터 값급락 걱정”
농민신문 아산=서효상 기자 2024. 8. 25
올 추석 대목장에서 배 출하량은 전년은 물론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 여건이 좋았던 데다 농가들이 방제에 신경을 쓴 덕택이다. 다만 추석(9월17일)이 일러 일부 지역에서는 대과 비중이 평년 대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은 전년 대비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출하량 전년보다 20%가량 늘어
전남 나주와 충남 아산·천안, 경기 안성 등 배 주산지 생산자들에 따르면 올해산 햇배는 작황이 전반적으로 양호하다. 지난해와 달리 개화기 저온피해가 없었고, 농가들이 방제에 신경 쓴 덕분에 생육 과정 중 병충해도 많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구본권 충남 아산원예농협 조합장은 “지난해 병해충 피해를 본 농가들이 올해는 깍지벌레가 숨어 있을 수 있는 가지 절단 부위 등을 일일이 찾아내 약제를 살포하는 등 각별히 신경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 봉지를 벗겨 봐야 알겠지만 지난해보다는 깍지벌레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배 봉지 속에 깍지벌레가 들어가면 배의 과즙을 빨아 들여 과형이 울퉁불퉁해지는 등 상품성이 떨어진다.
경기 안성지역도 작황이 무난한 편이다. 다만 추석이 일러 대과 비중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보 안성원예농협 상무는 “올해 병충해가 거의 없어 작황이 좋긴 하지만 생육 기간이 짧아 과가 충분히 크질 못했다”며 “추석 때 수요가 많은 대과 비중이 적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남 나주지역은 중부지방보다 생육이 빨라 추석용 수요를 충분히 맞출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생산량이 평년보다는 1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문성식 나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 상무는 “5∼6월 비가 많이 와 검은별무늬병(흑성병)이 일부 돌긴 했지만 작황에 문제 되는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나주지역 생산량은 전년 대비 20% 늘고, 평년 대비 10%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상무는 “대과 수요가 많은 명절에 맞춰 대과 대 소과 비중을 7대3으로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8월 과일 관측’에 따르면 2024년산 배 생산량은 22만800t으로 전망된다. 지난해(18만3800t)와 비교해 20.1% 증가한 물량이다. 평년(19만8300t)과 비교해서는 11.3% 늘었다. 추석 물량 출하작업은 다음주부터 본격 시작된다.
◆추석 일주일 전부터 가격 급락 우려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은 전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출하량이 급증하며 가격이 급락하고 명절 이후에도 가격 형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2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신고’ 배는 15㎏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5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평균(4만9048원)과 견줘 1.9%, 평년 8월(4만9759원)보다 0.5% 높다.
시장 유통인들은 현 시세는 지난해산 저장배의 높은 시세를 이어받은 영향이고, 추석 물량 작업이 본격화하는 8월 마지막주부터는 시세가 떨어질 것으로 입을 모았다.
이승환 중앙청과 경매사는 “출하량 증가로 올 추석 시세가 전년보다 하락할 것은 당연해 보인다”면서 “특히 10월부터 전년 대비 20∼30% 정도 출하량이 늘어 내년 설까지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소비가 어느 정도 받쳐주냐에 따라 가격 하락폭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상무는 “추석 일주일 전부터 시작해 추석 이후 가격이 급락하지 않을지 걱정”이라면서 “소비 활성화나 수출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