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업인은 언제까지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나?
농축유통신문 신재호 기자 2024. 8. 23
금사과에 이은 금대파 사태. 그리고 최근에는 쌀값을 비롯해 비싼 사룟값으로 인해 축산인들 또한 고통으로 받고 있다.
지난해 금사과와 금대파 사태에 이어 최근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농업인들의 심기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비싼 농산물 가격 때문에 소비지로부터 죄인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최근 국회에서 진행된 한 토론회에 참석, 농산물 가격이 올라도 농업인들의 소득이 상승하지 않았는데, 우리는 왜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냐고 성토했다. 농업인들의 기대치와 달리 농산물 수취 가격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지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농민들은 항상 죄를 짓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토로했다.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 고통받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고. 바로 소비자와 농업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쌀값이 문제다. 전종덕 진보당 국회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8개 농민단체 연대 ‘농민의 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필수농자재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최근 전남 영광군 대마면에서는 수확기를 앞두고 논 500평을 갈아엎었다고 한다. 수확해 봐야 빚만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자재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생산비는 폭등했다.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은 빚더미에 앉게 됐다. 2023년 농업소득은 1100만원이다. 반면 농가 부채는 평균 4158만원이다. 2022년보다 빚이 18.7%(656만원)나 늘어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농업인들은 폭염을 무릅쓰고 여의도 국회를 찾고 세종시 정부를 방문해 하소연하고 해결 방안을 거듭 촉구한다. 농사를 지으면 짓는 만큼 해가 가면 갈수록 죄인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고 말한다.
또한 최근에는 사료곡물가격 상승으로 축산인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 쇠고기 값은 하락했지만 사룟값은 크게 상승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정부가 주요 사료곡물가격을 모니터링하고 인하 시, 가격에 적시 반영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지속적인 적자로 경영이 악화돼 사료 구매 자금 상환기일이 도래되어도 변제할 수 없는 농가들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기안 연장 또는 분할 상환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왜 죄인처럼 매번 정부와 국회에 읍소만 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기 짝이 없다.
축산농가들은 소비 침체와 심각한 경영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한 사룟값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료업체들은 미루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농협사료가 더 이상 사룟값 인하를 미룰 명분이 없다며 다른 사료업체도 즉각적인 인하를 실시해야 한다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농업인들은 농사를 지으면 가격이 올라도, 가격이 떨어져도 매번 죄인 취급을 받고 있다고 생각에 사로잡힌다. 농업의 공익적·사회적 가치, 식량안보 등을 운운하며 생명산업인 농업의 지속가능한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막상 농업인들의 현실을 그렇지 못한 게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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