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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냉해·일조량 부족…작물 수확량 줄고 가격도 폭락
여성농 토론회서 농산물값 보장·재해보험 공공성 강화 등 촉구
농업인신문 김수현 기자 2024. 8. 23
“작년 7월 수박 출하를 이틀 앞두고 물동이로 들이붓는 듯한 폭우가 내렸습니다. 배수펌프장이 노후로 제 기능을 못해 역류했고, 하우스가 지붕만 보일 정도로 일주일 동안 잠겨 있었습니다. 연이어 내리쬐는 폭염으로 썩어가는 농작물의 악취와 농약·기름으로 오염돼 썩어가는 농지를 보는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올해 7월 또 발생했습니다. 이것은 예정된 인재입니다. 정부는 일년 동안 무엇을 했습니까?”
전북 익산시에서 수박과 멜론 농사를 짓고 있는 김보경 씨는 최근 2년 동안 겪은 일들을 회상하며“농민들이 마음 놓고 농사지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1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후재난과 농업 그리고 여성농민’토론회에서는 폭우·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여성농업인들의 호소가 울려 퍼졌다.
김보경 씨는“농작물 재배보험도 가입했지만 터무니없는 보상금 책정에 어떻게 농사를 다시 지어야 할지 막막하다. 2년째 이어지는 인재는 작년보다 더 앞이 캄캄하다”며“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농민들이 마음 놓고 농사지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전남 무안군에서 마늘과 양파 농사를 짓고 있는 최귀례 씨는“작년에는 냉해가 심해 양파밭에 노균병, 잎마름병이 와서 싹 휩쓸고 가더니, 올해는 쉴새 없이 비가 와서 햇빛이 부족해 양파밭이 망가져 버렸다. 2년 연속 소득이 없는데 어떻게 살아야 하냐”며“보험료 조금 주고 생색만 내지 말고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짓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기후재난시대 여성농민이 바라는 정책제안’을 주제로 주제발표를 한 이춘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들고, 소득도 줄어들고 있는데, 반면 노동의 강도는 높아져 농업인의 건강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후재난 극복을 위해 △농산물 공정가격 보장, 생산비 지원 등 직접지불제 확대 △농업재해 예방 및 피해 최소화 위한 대책 수립 △농업재해 보상제도의 공공성 강화 △기후재난 시대에 맞는 탄소배출 줄이는 농업구조로의 전환 유도-선택형 공익직불제 확대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농업정책보험금융원 김자영 보험1부장에 따르면,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지난해 재해피해를 입은 농가에 지급된 농작물재해보험 보험금은 최근 3년 중 최대액이었다. 1조원 이상의 보험금이 지급된 적은 2001년 사업 도입 이래 2020년과 2023년 단 두 차례에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자영 부장은 “농작물재해보험을 개선해 보다 많은 농작물, 지역, 농가가 보험을 통해 자연재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보험 사각지대 해소, 가입률 제고, 운영 효율화, 보험 운영 지속가능성 향상 등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면서“이상기후로 자연재해 위험이 커질 것을 대비해 농업재해보험을 지속적으로 확대 개선해 농업인이 재해 걱정 없이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할 것” 이라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촌탄소중립정책과 김방연 서기관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농업분야 기후변화 대응 논의를 위해 산·관·학이 참여하는 민간 중심 협의체를 구성했다”며“단기적으로는 이상기상, 중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품목별 생산안정 방안을 제시할 계획” 이라고 전했다.
또 김 서기관은 “매년 품목별 실거래가 조사를 통해 농약대·대파대 등 복구지원 단가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농기계·설비 신규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며, 농작물 재해보험의 품목과 지역을 지속 확대하고 농가의 방제 노력만으로 예방이 어려운 자연재해성 병충해 피해에 대한 보장을 강화할 예정” 이라면서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비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손실을 신속히 복구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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