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전북 전주 전북대학교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농식품 정책 패러다임 대전환 모색’을 주제로 열린 한국농식품정책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농식품정책학회 하계학술대회
수입안정보험 체계적 설계 필요
농업소득에 직불금 포함 고려를
농민신문 기획 전주=김소진 기자 2024. 8. 23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세계 경기 변동성, 국제 분쟁에 따른 공급 불안 등 농업·농촌은 격변기에 봉착했다. 불확실성 속에서 식량안보 위기, 소득 불안정 등 과제를 해결하고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 수출 활로라는 기회를 잡기 위한 정책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농식품정책학회(회장 백승우·전북대학교 교수)는 19∼20일 전북 전주 전북대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농식품 정책 패러다임 대전환 모색’을 주제로 하계학술대회를 열고 지속가능한 농식품 산업을 위한 정책 과제와 방향을 논의했다.
한두봉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은 “최근 잦은 이상기후와 불안정한 국제 정세 등 대외 여건이 변화하며 식량안보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농경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도시민이 가장 중요하게 인식한 농업·농촌 기능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의 기여’(94.3%)다. 이런 응답은 2019년(78.6%)과 견줘 특히 가파르게 늘었다.
하지만 농가 인구 감소, 고령화 등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산재해 있다. 특히 농업소득은 장기간 낮은 수준으로 정체된 문제에 기후변화로 변동폭까지 커져 농업계의 난제로 자리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수입안정보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수입안정보험을 내년 15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시범사업 중인 9개 품목은 본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20일 ‘2025년도 예산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도 농민의 안정적 생활을 지원하는 방편으로 수입안정보험 예산의 확대를 언급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입안정보험의 빠른 도입보다 체계적인 설계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원호 부산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수입안정보험을 전면 도입하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성급한 추진은 우려스럽다”며 “현재 기준 가격, 수확량 조사 방식 등 여러 문제가 있어 논의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승지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적정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농업소득에 공익직불금을 포함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박준기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직불금은 농업이라는 행위를 통해 받는 것”이라며 “장단점이 있겠지만 유럽처럼 직불금을 농업소득에 포함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농업소득, 더 나아가 농가소득을 제고하기 위해 정책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민선형 농경연 정책전문연구원은 ‘농가소득의 다각적 분석: 유형별 특성, 불평등도 그리고 이동성’ 주제 발표에서 “농가소득 불평등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소득은 농업·농외 소득”이라며 “세부적으로 살피면 청장년 중대농이 다른 유형의 농가보다 소득 불평등도가 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득·계층별로 맞춤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늘어나는 케이푸드에 관한 관심은 농업계에 기회가 되리라는 예측도 나왔다.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농업통상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문한필 전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한류와 케이(K)-콘텐츠의 인기로 한국식품의 수출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주요 수출 농식품과 국내 농업과의 낮은 연계, 저조한 부가가치 창출 효과 등을 해결 과제로 꼽았다.
쌀과 쌀 가공식품으로 수출 확대와 소비 촉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일본의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쌀농가 소득안정을 위한 정책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종인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는 “쌀을 원물 형태로 수출할 때와 가공을 해서 술·과자 등으로 수출할 때 부가가치의 차이가 크다”며 “술은 동일 물량 대비 부가가치가 (식용 쌀보다) 10배 더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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