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업계의 농사용 전기요금 개편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농수산업의 형태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전기요금 체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어기구·김정재·정희용·이원택·조승환·문대림·임미애 국회의원 주최,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수산경영인중앙연합회·스마트수산어촌포럼 주관으로 ‘에너지전환시대 농어업용 전기제도 개선방안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전력공사의 전기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에 대해선 대부분 공감했다. 하지만 불합리한 전기요금 체계와 과도하고 급격한 요금 인상이 산업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영래 한국첨단농업연구소 대표는 화훼 관광으로 추가 소득을 꾀하려다 한전으로부터 9억 원의 위약금·면탈금 부과 소송에 휘말린 한 농가의 사례를 들며 농사용 전기요금 체계의 다양화·구체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1차 생산농장에서 관광서비스를 접목해 6차 산업화했는데 서비스업에 농사용 전기를 사용했다며 부당하게 소송을 당한 사례”라며 “정부가 6차 산업화와 시설원예 중심의 스마트농업을 축산·밭작물로 확대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이 같이 정책방향과 모순된 사례들이 발생한다면 정책 추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기존 농사용 전기요금보다는 높게, 산업용 전기요금보다는 낮은 구간에서 6차 산업 요금체계를 신설해 정부가 정한 6차 산업 인증 농가에 대해서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면 농가의 저항감을 최소화하고 한전으로서도 요금 인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진규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한전의 기본공급약관은 1973년에 만들어져 현재의 고도화된 산업 현실을 반영하기 곤란하다”며 “‘농사용전력’을 ‘농업용전력’과 ‘어업용전력’으로 개편하는 등 농어업 특화 전기요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식수산업계는 농어업간 형평성을 고려해 24시간 해수펌프 등 전기사용이 필수인 육상양식장에서만이라도 농사용갑 요금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요금체계 개편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정학준 한국전력공사 요금전략처장은 “지속적으로 망 투자와 보수를 하면서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최소한의 원가 회수 구조가 필요하다”며 “한전의 역할 만큼 예산 지원, 세금 보조 등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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