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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산업신문] 고랭지배추 생산 부진 더위 아닌 시스템 부재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08-14 조회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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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년간 연작으로 피해 가중, 배추 재배면적 전반 감소

            불안한 수급 정책 배추 생산 기피, 기후변화 무대응



                                                                                    원예산업신문  김수용 기자  2024. 8. 14



 연일 무더운 날씨로 고랭재 배추의 생산이 엉망이 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더위보다 생산·수급·유통 시스템의 부재로 산지가 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올해 고랭지 배추를 생산하는 해발 1,200m 태백 매봉산 일대 고랭지 배추밭의 상당 부분은 풀이 가득 찬 휴경지다. 선충, 반쪽시들음병 등으로 생산을 포기하고 일부는 풍력발전기 설치로 점차 매봉산 자락에서 배추를 생산할 곳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선 선충이 발생한 농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휴경을 권고하며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휴경지가 늘어났다. 또 풍력발전기가 이곳저곳에 설치되면서 면적을 차지해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남아있는 밭에서 생산되는 배추는 반쪽시들음병과 폭염 등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밭에서는 배추를 생산해 지난 5일부터 가락시장에 고랭지배추를 출하하고 있다. 황무지 같은 매봉산 자락에서 배추를 정상적으로 생산해 내는 것이 신기할 나름이다.

매봉산에서 배추를 생산하는 한 농가는 “올해 같은 무더위와 병해충 사이에서 배추를 생산하려면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을 단지 농가가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비용으로 충당해야하지만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농가는 손에 꼽는다”며 “그동안 정부가 배추가격을 통제하면서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이 떨어져 제대로 된 재투자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한 산지유통인도 “7월 말까지 하루에 몇 번씩 비가오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수시로 약을 치고 관리를 해야 하지만 비용문제로 건너뛰면서 상품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면서 “고랭지 채소의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위해서 현장에서 감당할 수 없는 수급정책을 폐기하고 생산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매봉산 배추밭은 지난 60년간 고랭지 배추를 생산하기 위해 면적만을 넓혀졌을 뿐 제대로 된 관리가 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시갑 강원도고랭지무·배추공동출하협의회장은 “60년 전 안반데기와 매봉산 자락은 같은 시기에 만들었고 안반데기는 감자와 배추를 번갈아가며 연작을 한 반면, 매봉산 자락은 배추 생산만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져 연작 피해가 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안반데기는 작은 돌맹이 하나도 걷어내 좋은 토양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지만 매봉산은 대부분 돌로 이뤄진 토양으로 배추 이외에 품종이 생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한 신선채소 유통인은 “이미 수년전 매봉산 배추밭에서 더 이상의 배추 생산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안반데기로 넘어왔다”면서 “온 국민이 8~9월 신선한 배추를 먹기 위해서는 매봉산을 비롯한 고랭지 채소 밭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유통인들은 해발고도 1,000m이상의 고랭지 채소 생산여건이 점차 퇴화함에 따라 8월 신선배추의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기상여건과 인건비, 자재비 등의 인상에 따른 생산비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판매여건이 조성되지 않으면 고랭지채소 재배를 점차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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