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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고랭지 채소 수급 불안, 가장 큰 원인은 ‘농가 수익성 악화’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08-13 조회 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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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고랭지채소 감소 원인과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대아청과 등이 주최하고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주관했으며, 호반그룹과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했다.



          ‘고랭지 채소 감소 원인과 대안 마련’ 현장 토론회


          20년간 경영비 2.8배 뛸 때 소득은 1.1배 느는데 그쳐

          재배면적·생산량 급격히 감소

          농가 재배의향 끌어올리려면 ‘최소한의 소득 보장’ 시급

          채소가격안정제 확대 주문도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고성진·이우정 기자  2024. 8. 13



 여름배추·무 등 고랭지 채소 재배면적 및 생산량 감소로 인해 불안정해진 여름철 채소류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고랭지 채소 생산 농가에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상기후와 병해충, 각종 생산비 상승 등 점점 열악해지는 고랭지 채소 재배 여건이 생산량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고랭지 채소 생산자들의 수익성 악화가 주된 요인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9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해가 갈수록 심각성을 더해가는 고랭지 채소 수급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대아청과 등이 주최하고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주관한 ‘고랭지 채소 감소 원인과 대안 마련을 위한 현장 토론회’가 개최됐다.

고랭지 채소 생산 농가와 산지유통인, 생산자단체, 농협, 연구기관, 정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의 높은 관심과 고랭지 채소 문제 대안 마련의 기대 속에 진행한 이번 토론회에서 원재희 강원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배추를 중심으로 고랭지 채소 주산지인 강원도에서 나타나고 있는 생산량 감소 원인에 대해 짚었다.

원인은 크게 △지속적인 평균기온 상승 및 커지는 강수량 편차 △토양환경 악화 △배추 연작으로 인한 병해충(씨스트선충, 반쪽시들음병 등) 피해 확산 △고랭지배추 생산자 소득 정체 등 4가지로, 원 과장은 특히 고랭지배추 생산자 소득에 대해 “지속적인 경영비 상승 및 소득 정체가 고랭지배추 재배면적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2002년에서 2022년까지 20년 동안 농가 경영비가 2.8배 오르는 동안 소득은 1.1배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원재희 과장은 대안으로 산지 맞춤형 배추 생산단지 육성 및 가격 안정 사업 개선 등 주산지의 안정적인 생산 지원을 위한 지역 맞춤형 농업정책 개발을 정부에 주문했다.


주제발표에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도 현장 관계자들은 생산자 수익성 악화 부분을 고랭지 채소 감소 문제에 대한 시급한 해결 과제로 지적했다.

정덕교 고랭지채소강원도연합회장은 “정부의 비축물량 방출이 배추가격을 폭락시키고 농가를 어렵게 만들었다”라며 “기후변화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농민들이 배추농사를 기피하고 안 짓게 됐기 때문에 배추가 없어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고랭지배추 감소 문제 해결은 생산자들이 과감하게 투자해서 농사지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며 “농가가 피해 입었을 때 확실하게 보상해주고 최저가격 보장 등을 통해 농사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도 “고랭지 채소 재배 면적 감소는 기후영향, 생육관리의 어려움, 지력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주된 원인은 농가 수익성 악화로, 문제 해결은 수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채소가격안정제 사업의 확대를 정부에 요청했다.

농가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정부가 최소한의 농가 소득 보장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병훈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수익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고랭지채소 농가의 재배 의향을 끌어올릴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줘야 한다”라며 “공공비축제도나 쌀 소득보전 직불제처럼 가격과 소득을 보장해주는 쌀 산업과 같은 맥락에서 수입안정보험이라든지 채소가격 안정화 등 수익 보전을 통해 재배 면적 감소를 완화시킬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토론에선 생산자 수익성 외에 연작으로 인한 토양환경 악화와 병해충 문제 해결에도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시갑 강원도고랭지무배추공동출하협의회장은 “고랭지 채소 재배지역 토양은 사막화 돼 가는 상태로 퇴비나 유기물을 집어넣으려 해도 구조적으로 기계화가 어려워 아쉬움이 있고, 씨스트선충과 반쪽시들음병, 바이러스도 고랭지 지역을 위태롭게 하는 요인”이라며 “이런 여파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고랭지 채소를 찾아보기 힘든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우려했다. 김시갑 회장은 이에 “토양과 병해충, 바이러스 문제를 철저하게 연구해 완화시킬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장 의견에 대해 신우식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장은 “오늘 나온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이상기상에 따른 재배 불확실성, 연작피해 등을 고려하더라도 결국 수익이 발생하면 이런 부분을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지 못한 상황을 타개하는 게 대안이 될 것 같다”라며 “소비자는 적정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만들고, 생산자는 적정 가격에 팔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농산물 수급관리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랭지 채소는 상시적인 부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니 물량을 충분하게 생산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한데, 공동 생육 관리비라든지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는 비용을 지원하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이런 부분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생산자단체나 산지유통인 등 규모화·조직화 된 곳에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본격적인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이상용 대아청과 대표와 최흥식 한농연중앙연합회장,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총괄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개회식에서 토론회를 주최한 대아청과의 이상용 대표는 “해를 거듭할수록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고랭지 배추 생산면적과 생산량이 20년 전에 비해 50% 가까이 감소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라며 “오늘 이 자리가 사라져가는 고랭지 배추밭의 실태와 심각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행사를 주관한 한농연중앙연합회의 최흥식 회장은 “농가들은 이상기후와 경영비 폭등까지 겹쳐 큰 위기를 맞았지만, 안정적인 신선채소 공급과 고랭지 농업을 지키기 위해 휴경 등 자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고랭지 농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 이르는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대응해야 하는 상황으로, 한농연은 고랭지 농업을 지키고 합리적인 대안을 관철시킬 때까지 지속적인 정책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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