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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농산물에 지독히 따라붙는 ‘물가 주범’ 낙인, 실체는?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08-11 조회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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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기후 여파 등으로 일시적 수급 불안이 발생한 농산물의 가격 상승을 `물가 주범''으로 호도하는 언론의 보도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전북 남원시 운봉읍 덕산리 한 시설하우스에서 농민들이 차광막 아래서 상추를 수확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에 앞서 재부상한 농산물 가격 상승 보도

          실제 농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 둔화…채소류는 ‘감소’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4. 8. 11



지난 2일 통계청이 7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하기에 앞서 농산물 가격 상승에 대한 보도가 잇따랐다. 호우와 폭염 피해로 농산물 생산량이 감소해 상춧값 등이 전월 대비 몇 퍼센트나 상승해 밥상물가가 불안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실제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3월 정점 이후 둔화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동향은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그중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1.2%,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3월 13.1% △4월 12% △5월 9.8% △6월 7.3% 대비 확연한 감소세다. 특히 채소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6% 하락하기까지 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에 가격이 상승하는 특성상 채소류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6.3% 상승했으나 집중호우 및 폭염 피해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1.6% 하락했다. 제철인 복숭아와 참외의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각각 24.5%, 24.2% 하락했다”고 전했다.

전월 대비 상승한 가격으로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추의 경우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품목이다. 상추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9%나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농축산물 항목은 상추 이외에도 △열무 14.5% △생강 11.8% △시금치 11.7% △깻잎 11.3% △감자 11.2% △양파 10.4% △호박 8.5% △파 8.4% △양배추 6% △마늘 5.3% △브로콜리 3.6% △부추 3% △토마토 2.7% △오이 0.8% 등이다.

이처럼 채소류 대다수 품목의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농산물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라는 보도는 연일 확산되고 있다. 당일 반입량에 따라 등락 폭이 심한 도매시장의 경락가를 기준 삼아 특정 일자의 가격을 비교하거나 일시적 수급 불안으로 가격이 상승한 품목의 가격을 ‘전월 대비’ 몇 퍼센트나 올랐다는 식의 비교가 이를 뒷받침한다.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작물·품목별 작기나 기상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앞선 형태의 보도가 시장에 혼선을 야기하고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나친 밥상물가 보도에 경계가 필요하단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아울러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쌀은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가 5%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연일 바닥을 치고 있는 산지 쌀값 상황과 대비된다. 통계청이 매월 5·15·25일자로 발표 중인 산지 쌀값(정곡)은 지난해 수확기 이후 처음으로 소폭(0.1%) 상승한 지난 2월 25일자 조사 결과를 제외하고, 연일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80kg 쌀값이 17만원선으로 떨어졌고, 지난 5일 조사 결과는 여기서 0.6%가 더 하락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 기준 17만8476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소비자물가 위주의 물가 보도가 농업계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이유다.

이에 강순중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농축산물을 물가 주범으로 몰고 가는 정부 정책과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무비판적으로 정부 정책 방향을 그저 받아쓰기하는 언론이 농축산물 가격에 대한 오해를 부추기고 원활한 수급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생산자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철저히 소비자와 물가만을 우선하는 보도는 언론이 과연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느냐는 비판에 스스로를 내던지는 것밖에 안 된다”며 “오죽하면 농민 사이에서 ‘농민은 등외국민이다’라는 하소연이 나오겠나. 생산자 입장까지 포함해 전반적인 농산물 수급 상황이 공정하게 보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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