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연이은 호우로 전국 각지에서 수해가 발생해 과채·엽채류 도매시세가 들썩였다. 사진은 침수 피해를 입은 상추 농장 모습.
장마 이후 폭염 피해 대비해야
농수축산신문 이두현 기자 2024. 8. 2
연이은 호우와 침수 피해로 과채·엽채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전반적인 농산물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한 이후 차츰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장마 이후 이어질 폭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보름가량 이어진 호우로 22일 기준 농작물 침수 피해면적은 1389.7ha에 달한다. 특히 상추 주 출하처인 전북 익산, 충남 논산 등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호우 피해가 심했으며 여러 상추 농가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상추 도매가격은 지난달 셋째 주 4kg 상품 기준 13만 원대까지 일시적으로 급등했으며 시세가 다소 안정된 넷째 주에도 5만 원 내외에서 도매가격이 형성됐다.
곽종훈 동화청과 영업이사는 “지난해에도 전국적으로 호우가 심했지만 논산 지역 상추 농가의 피해가 심하지 않았던 반면 올해는 논산 전 지역에서 수해가 발생하면서 물량 부족으로 상추 가격이 급등했다”며 “현재 물량이 적지만 소비도 원활하지 않아 차츰 시세가 떨어지고 있으며 이달 중순 이후에는 일부 시설이 복구되면서 수급 상황은 안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3개월 정도 이후 생산이 완전히 복구됐을 때는 오히려 홍수 출하로 시세 하락 우려도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출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깻잎의 경우 주산지인 충남 금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깻잎 농가에 두드러진 피해는 없어 공급에 특별한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가락시장의 도매시세 역시 100속 상품 기준 2만 원대 중반으로 형성돼 평년보다 10~20% 정도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더불어 장마 기간 일조량 부족으로 과채류의 생육도 원활하지 않아 도매시장 반입 물량에 따라 시세가 급변했다. 지난달 20일 전후로는 가락시장에 오이 물량이 다소 몰리면서 백다다기 50개 상품 기준 도매가격이 2만 원 내외로 평년 수준이었지만 점차 물량이 감소하면서 월말에는 4만 원대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애호박 역시 지난달 중순 이후 20개 상품 기준 2만 원 내외로 평년보다 40%가량 도매가격이 높았다.
김동진 한국청과 상무는 “오이·애호박이 주로 생산되고 있는 강원 지역은 수해 피해가 심하지는 않지만 호우가 지속돼 일조량 부족으로 과채류 열매가 제대로 맺지 못해 공급량이 감소했다”며 “장마가 끝난 이후 시설 내부에 습기가 가득한 상황에서 무더위가 이어진다면 과채·엽채류가 쉬이 녹아내려 수급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추·무는 원활한 소비를 기반으로 시세가 평년보다 높은 수준에 형성돼 유지되고 있다. 지난달 말 가락시장에서 배추 10kg 상품은 1만 원 초반대, 무 20kg은 1만8000원 내외에 거래됐다.
고행서 대아청과 영업2팀장은 “현재 평년에 비해 배추 물량이 특별히 모자라지는 않지만 소비가 원활히 되고 있어 가격이 잘 나오고 있다”며 “다만 고랭지 배추가 9월 추석에 맞춰 재배하는 물량이 많다 보니 이달에는 다소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강원 지역의 고랭지 배추·무 역시 지속된 호우로 수분을 머금고 웃자란 상태에서 바로 폭염이 이어지면 작물이 짓무르고 병해충이 창궐할 수 있는 만큼 일기와 생육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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