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농업기술원이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탐나’ 감자. 제주도농기원
제주농기원·일부 농가 입장 차
농민신문 제주=심재웅 기자 2024. 7. 29
제주도농업기술원(원장 고상환)이 자체 육성한 감자 품종 ‘탐나’의 보급 확대에 나선 가운데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산 품종 보급을 확대한다는 명분에 공감하면서도 다른 품종을 선호하는 농가가 아직 많은데 행정 보급 품종을 일원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다.
도농기원은 해마다 ‘탐나’와 ‘대지’ 씨감자를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탐나’ 비중을 점차 늘려 2030년에는 공급하는 씨감자를 모두 ‘탐나’로 바꾸겠다고 최근 밝혔다. 수십년간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 일본산 품종 ‘대지’는 연작으로 ‘더뎅이병’과 같은 병해가 심해져 품종을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지역 감자 주산지에선 각 품종 장단점이 분명하고, 오히려 ‘대지’를 선호하는 농가가 있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희준 제주 구좌농협 상무는 “재배품종을 국산화한다는 정책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탐나’는 병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지만, 습기와 바람에 약해 태풍이 불면 생산량이 확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풍 피해를 걱정하는 농가 등 현장에선 ‘대지’를 원하는 이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우진 제주 서귀포 대정농협 과장은 “‘탐나’는 열개현상(표면이 갈라지는 현상)이 심해 재배를 어려워하는 농가가 많다”면서 “품종 단점을 보완하기 전에 보급만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조언했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배수가 잘되는 환경을 조성하면 열개현상은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며 “품종 개량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도농기원이 ‘탐나’만 공급하더라도 농가는 지역 민간 종자업체를 통해 다른 품종을 확보할 수 있어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농기원은 해마다 약 15t의 씨감자를 농가에 보급하는데, 이는 도 전체 씨감자 공급량의 30∼40% 수준으로 파악된다. 도농기원은 내년 공급할 씨감자 가운데 ‘탐나’ 비중을 60%로 설정했으며, 점차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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