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대통령실 제공
전북서 민생토론회 개최
농식품부 “농업개념 확장 중요
농지규제 완화 등 농정 대전환”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4. 7. 21
정부가 농업의 개념을 확장하고 민간 기업의 농업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농지 규제를 완화하는 등 농정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전북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첨단 기술과 융합한 농업이 새로운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운을 떼자 농정당국 수장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업이 융복합산업으로 진화 중이지만 아직도 제도와 규제는 산업 발전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면서 “정책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농업·농촌의 구조를 개혁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정읍에 있는 JB금융그룹 아우름캠퍼스에서 ‘신(新) 서해안 시대를 여는 경제 전진기지, 전북’을 주제로 한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선 농업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윤 대통령이 전북 도약을 위한 키워드 중 하나로 ‘생명’을 제시하면서였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전북은 새만금·스마트팜 같은 농생명산업 인프라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갖춰졌다”면서 “농업 혁신 모델을 지원해 전북을 농생명산업의 중심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전북은 대한민국의 식량혁명을 이끌었던 곡창지대지만 이제는 전북에 새로운 역할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는데, 사실상 우리 농업 전체에 변화를 요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매일유업 관계사로 연간 3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농촌형 테마공원인 고창 상하농원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미래 농생명산업은 첨단 기술과 문화·관광이 융복합한 새로운 산업이 돼야 한다”며 “상하농원처럼 기업이 농업과 농촌에 투자하고 농민과 지역이 상생하는 성공 사례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북을 농생명산업 거점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400억원을 들여 김제·장수에 7만9300㎡(2만4000평) 규모의 임대형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새만금에 4500억원 규모의 농업용수 공급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농업의 미래산업화를 위한 정부 구상은 대통령 모두발언에 이어진 토론에서 구체화했다. 토론에 참석한 송 장관은 먼저 “농업은 더이상 농산물 생산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첨단 기자재와 융복합·스마트농업·가공·유통·마케팅을 다 포함한다”면서 “농업의 개념이 바뀌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업 생산에 대해서도 “(전통적 방식뿐 아니라) 생산성을 올릴 수 있도록 공동영농 방식을 확산하겠다”고 했다.
기업의 농업 진출을 유도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송 장관은 “농업·농촌이 발전하려면 다양한 기업이 들어와야 하고 이런 일이 이뤄지려면 입지 규제에 대한 완화·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인구소멸지역에 가칭 ‘자율규제혁신지구’를 만들어서 농지 규제 특례를 적용하고 이 안에서는 정부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과감하게 위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런 계획이 ‘상당히 획기적’일 것이라고 평가한 뒤, 특히 농지에 대해선 “연내 농지이용 합리화 방안, 특례지구 조성 방안에 대해 소상하게 말씀드리고 법 개정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석열정부 임기가 절반을 향해 가는 가운데 농업이 다양한 산업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하고 기업의 농업 진출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농정 전환이 속도를 낼지 농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을 통해 “달리기를 하는데 납덩어리를 달고 뛸 수는 없다”면서 규제 혁파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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