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고령화로 ‘일손난’ 심화
2032년 16만여명 부족 전망
예측 부실·정책 미흡 등 원인
감사원 “개선방안 마련” 권고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4. 7. 17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농업계는 노동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지만, 감사원에 따르면 외국인 인력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진단됐다. 허술한 수요 파악, 인력 충원을 뒷받침할 정책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감사원은 최근 ‘외국인 인력 도입과 체류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내놓고 “농촌지역의 근로 인력이 줄어들고 있지만, 이를 보완할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규모가 지역 수요 대비 저조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감사원은 농업분야에 부족한 인력이 연인원 기준 지난해 4만4234명에서 2032년 16만518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주먹구구식 수요 예측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농업계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확보하는 대표적인 방안은 ▲고용허가제 ▲계절근로제가 있다. 고용허가제는 고용노동부가 통계 자료 등을 바탕으로 매년 도입규모를 조사·공포한다. 이때 농축산업은 정확한 국가 통계가 없어 ‘추산치’를 활용한다. 제조업의 인력 부족률, 외국인 비율에 각각 0.5%포인트·3%포인트를 더하는 식이다. 감사원은 이런 추산치를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가정치”라고 꼬집었다.
엉성한 예측에 더해 추진 실적도 낙제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계절근로자가 필요한 인원보다 적게 유입된 기초 지방자치단체는 119곳으로 전체(154곳)의 77.3%에 달했다.
감사원은 이런 원인을 국내외 지자체간 업무협약(MOU) 지원이 미흡한 데서 찾았다. MOU 체결에 기반한 계절근로제는 대규모 외국인 근로자를 비교적 간소한 절차로 모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MOU를 활용한 지자체는 2022년 기준 40곳에 불과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제3자 알선, 중개인 접촉 위험 등이 추진을 가로막는다고 토로한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법무부는 MOU 체결 방식을 활용하지 못하는 지자체에 국제 협력 업무를 지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협소한 공공형 계절근로제 지원 범위도 인력 미스매치(부조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지난해 기준 36곳 지자체가 공공형 계절근로제를 신청했지만, 정부 예산 부족으로 19곳만 선정됐다.
감사원은 “농림축산식품부 편성 예산의 범위 안에서만 참여 지자체를 선정하면 사업의 안정적 운영이라는 취지보다 오히려 예산을 더 부담할 의향이 있는 지자체가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될 수 있다”며 “지자체가 희망하면 국비 지원 비율을 조정하거나 지자체 자체 예산 비율을 높이는 등 지원 대상 지자체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매년 수요를 조사하고 예산을 집행하고 있지만 목표치보다 신청이 많은 상황”이라며 “공공형 계절근로제 참여 시·군을 올해 70곳, 2025년 90곳, 2027년에는 130곳 정도로 계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감사원은 표준근로계약서에 계절근로자 숙소 유형을 명확히 제시해 지자체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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