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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대림 의원실이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농어업 재해대책 및 농작물 재해보험 개선과제’ 토론회를 진행했다.
문대림 의원 등 농업재해대책 토론회 열어
농업재해 현장 사례 공유와 입법 과제 논의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2024. 7. 13
22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농어업 재해대책 관련 토론회가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등 농해수위 소속 의원 11명이 공동주최한 토론회다.
‘농어업 재해대책 및 농작물 재해보험 개선과제’ 토론회에선 날로 심해지는 기후재난에서 농민을 보호하고, 영농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이 논의됐다.
문대림 의원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는 주요 농민단체장(하원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최흥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등)과 마늘‧양파‧사과 등 생산자단체 관계자 등 40여 명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논콩‧사과‧마늘‧양파의 재해 사례를 중심으로 현장 농민들이 지속해서 제기해 온 농작물재해보험(재해보험)의 한계점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작물별 요구사항을 공유했다.
문윤만 한국간척지영농협의체 회장은 논콩이 침수에 가장 취약한 작물인데도 배수기반이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배가 확대되고 있다며, 관련 예산이 꾸준히 배정되도록 국회 차원의 논의를 요청했다.
아울러 논콩 재해보험의 보상기준 근거가 맑은 물 침수(농촌진흥청 연구 결과)라 흙탕물에 침수되는 현실과 괴리돼 있으므로 개선해야 하고,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파종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로 사과에 발생하는 재해가 다양해지고 있지만, 개화기 냉해 피해 조사를 제외한 다른 피해는 구체적인 피해 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다. 조장래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이를 지적하며 피해 사례에 맞는 피해율 산정과 보상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보상 기준단가가 2021년 1kg당 2340원에서 2022년 1800원으로 떨어졌다 2023년까지도 1900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기준단가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장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농업재해 대책 논의 과정에 피해 농민이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재해대책 개선 과제로 크게 3가지를 제시했다. 현재 정부의 재해지원금은 1ha당 240만원(1평당 793원꼴) 정도인데, 실제로 들어가는 농약값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라, 생산비라도 실질적으로 보상하는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론 재해보험 손해평가 때 출하가 불가능한 하품(어른 손가락만 한 양파 등)까지 수확량에 포함해 피해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점, 불안정한 양파값이 그대로 반영되는 가락시장 5년간 평균 도매가격이 양파 수입보장보험의 기준가격인 점도 문제로 꼽았다.
작물‧지역별 특성이 농작물재해보험 개선 과제에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제주도는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이 47.5%로 전국 평균(52.1%)보다 낮은 편인데, 이에 대해 강경택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제주지부장은 “제주 농민들은 재해보험을 잘 안 드는데, 그 원인은 약관이 우리 현실과 맞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강 지부장도 재해보험 개선 과제를 중심으로 발표했는데, △마늘의 보험 가입 시기를 11월 상순까지 연장(현재 9월 2일~10월 4일로 현장에선 10월 중순까지도 파종하는 점을 반영) △보장 대상 재해 확대(일반 자연재해뿐 아니라 기상이변까지 포함) △보상기준 마늘 수확량을 7kg으로 상향 조정(현재는 4.58kg 이하일 때 보험 적용되나 이는 건조 전 무게라 불합리함) △판매 불가한 벌마늘을 수확량에서 배제 △무멀칭도 보험 적용 허용 등을 요구했다.
사례 발표에 이어 ‘기후취약계층 농민의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과제’, ‘제주 농작물 재해보험의 개선과제와 방안’을 주제로 각각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과 김화년 제주대 부교수가 발제했다.
이수미 부소장은 ‘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정책보험으로서 농작물재해보험이 농민과 농업공동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고 묻고, 재해보험이 지닌 주요 한계점들을 짚었다.
△병충해 미보장(벼‧감자‧고추‧복숭아만 보상) △높은 자부담 비율 △품질 하락 미보상 △작물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 손해평가 문제를 지적하고, 이어 △친환경 농업에 맞는 기준가격‧수확량을 반영한 보험상품 개발 △축사 내부 장비 수해 보상 대책 마련 △손해평가사와 지역농협 판매계 인력에 대한 처우개선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소장은 “저조했던 가입률이 2017년부터 급격히 상승했고, 가입 품목과 지역도 늘어나는 등 재해보험제도가 양적으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가입률이 낮은 이유는 농민들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이 보험뿐인 데도 보상 수준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에서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라며 “농업 재해 이후에도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제주 전체 경제에서 농어업이 12~13%를 차지하는데도 재해보험 가입률은 낮은 편이다. 김화년 부교수는 이를 손해평가 방식과 보장 수준, 보험료 등을 둘러싼 현장의 불만족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장에선 손해평가 방식에 대한 불만이 절대적으로 많은 데다, △보험금 지급 뒤 할증되는 보험료 △표준 수확량이 낮게 산정돼 제대로 보상되지 않는 문제 △가입할 수 없는 품종이 많고 △재해 보상은 되지만 그 이후 찾아오는 병충해 보상은 안 되는 점 등을 불만족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특히 주산품인 만감류의 보험상품이 개선돼야 하는데, 감귤의 피해 과실 구분 기준과 동상해에 대한 과학적 근거, 레드향의 열과(과실의 겉이 갈라지는 현상) 피해에 대한 객관적인 보상기준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김 부교수는 “농민들은 경험칙으로 손해평가사보다 더 많이 알고 있지만, 손해평가사나 보험사에게 중요한 건 보상기준”이라면서 “이에 도 농업기술원 등 관계 당국이 연구를 통해 기후와 농업재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재원 농림축산식품부 재해보험정책과 과장, 이해운 NH농협손해보험 농업보험 팀장, 김태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농업보험‧성과평가 담당), 이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농림축산식품 전문위원이 토론자로 나서 그간 제기돼 온 현장의 개선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에서 가장 구체적 내용은 이호중 전문위원이 제시했는데, 재해보험에 대해서는 △수입보장보험의 기준가격 개선을 위한 입법 △정책보험과 관련한 공적 기구(농업정책보험금융원 등)의 역할 강화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 마련 △보험료 할증제도 개선 등이다. 재해대책법과 관련해선 국고 지원을 재해 직전 생산비까지 보장(보상 비율은 사회적 합의 필요, 더불어민주당 내 논의 내용)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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