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관리기구 둬 농업재해 직접 관리
보장 범위 확대-피해율 산정기준 바꿔야
전업농신문 이은용 기자 2024. 7. 4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재해가 크게 늘어 현장에서는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농작물 재해보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는 다양한 병해충을 품목에 포함시켜야 하고, 보장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해보험의 공공성을 보다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일 한살림 연합 교육장에서 열린 ‘농업재해 대책 마련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 모두 이구동성으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날 발제에 나선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은 “기후변화로 다양한 병충해가 창궐하고 강해지면서 농민이 아무리 좋은 약을 사용해 방제를 하더라도 효과가 미비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하지만 현재 재해보험은 모든 병충해에 대해 보장이 안 돼 있고, 보장 방식도 실질적으로 적용되지 않아 농민들에게 제대로 보상되지 않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가 피해를 보상받지 못하게 하는 자기부담비율의 문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자기부담비율의 선택 및 구간을 줄여 농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소장은 “농업재해에 기댈 곳이 보험뿐인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농업재해는 더 이상 생산자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 공공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민관협력체계 강화, 농민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실제 EU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등은 농업 위험 관리 정책에서 공공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으며, 정부가 관리기구를 둬 농업재해를 관리하고 있다.
김태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도 발제를 통해 “농작물재해보험 도입 초기 거대재해로 인한 높은 손해율로 보험사업의 지속성이 위기를 맞아 민간재해보험사가 보험사업에서 이탈해 현재 농협이 단독 운영하고 있는 체계”라고 설명하며, “이런 한계를 인정하고 실질적인 재해보험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초과손해율 방식 국가재보험 제도를 도입해 국가가 직접 위험 분산 주체로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승호 부여군의회 의원은 토론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농업재해는 더 이상 개인이 아닌 국가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재해로 인한 농업 손실과 이에 대한 보상에 대해 정부의 책임 있는 인식이 요구된다”면서 “특히 농작물재해보험에서 일조량 피해를 보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잘못됐기 때문에 다양한 농업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보장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순중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도 토론을 통해 “민간의 보험으로 운영되며 여러 한계를 노출한 농작물재해보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재해에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대상품목 확대, 피해율 산정기준 개선, 자연재해 등 불가항력에 의한 보험요율 상승은 중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현 체계의 재해보험은 한계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들처럼 국가 공공성 강화와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획기적인 재해보험 체계 개선 작업이 시급히 진행돼야 한다는 게 현장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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