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참외 도매가격이 전년 대비 절반가량 하락해 생산 농가 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7일 경북 성주군 성주읍의 한 참외 재배 농가 작업장에서 농민들이 크기별로 선별된 참외를 상자에 담아 포장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도매가, 전년 대비 50% 하락
최저점인 장마철 버금갈 지경
농가 “이 시세면 버틸 수 없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4. 6. 21
참외 도매가격이 전년 대비 50%가량 떨어져 생산 농가의 상황이 위태로운 지경이다. 농민들에 따르면 성출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의 참외가격은 평년보다 월등히 낮은 실정이다.
지난 14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참외 상품 10kg 상자 평균가격은 2만7883원으로, 전년 동월동일 평균대비 74.1%에 그쳤다. 이후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해 19일 2만38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동일 평균가와 비교할 때 51.9% 수준에 불과하다.
참외의 경우 2월부터 수확해 4~6월 생산량이 가장 많아지는 품목이다. 대개 7월 초 장마철 무렵에 가격이 최저점을 기록해 농가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장마철에 버금가는 낮은 가격이 6월 중순 무렵부터 지속돼 현장 농민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참외 재배 농민은 “가격이 내려도 너무 많이 내려갔다. 7월에나 보던 값이 지금 계속되고 있다”라며 “물량이 많아진 데다 자두, 복숭아 등 다른 대체 과일의 출하가 시작된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농민은 “무관세로 들여오는 망고, 자몽 등의 과일로 국산 과일 소비가 위축된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 17일 경북 성주에서 만난 농민 김세현씨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가격이 딱 절반 수준이다. 가격 하락이 보다 이른 시기에 큰 폭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이상기후로 강우가 지속돼 4월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졌고 당시 높은 가격이 오래 지속됐으나, 정작 농가에선 팔 참외가 없어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이제야 참외 생산량이 어느 정도 회복돼 수익을 좀 내나 싶었는데 가격이 너무 큰 폭으로 떨어져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김세현씨는 덧붙여 “광주농산물도매시장에 직접 참외를 출하하고 있는데 광주시장에선 10kg 한 상자가 1만5000원에서 2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 그 가격이 몇천원에 그칠 정도다. 그런데 박스값 1700원에 선과장을 이용할 경우 드는 선별비 2500원, 시장으로 이동하는 데 소요되는 물류비 1000원까지 더하면 수확 이후 10kg 한 상자에 기본 5000원 이상이 들어간다”며 “수확하는 데 드는 인건비 등과 나머지 생산비 항목 등을 모두 포함하면 적어도 상자당 2만5000원은 가격이 나와야 농가가 수익을 낼 수 있다. 가격이 안 나온다고 참외를 수확하지 않을 수도 없는 게 매일 수확하지 않으면 아예 참외가 죽어 버리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선 지금 수준의 가격이 지속될 경우 적자 누적으로 폐농까지 고민할 상태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올해 극심한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착과가 불량해짐에 따라 대다수 참외 재배 농민들은 영양제 등을 평년보다 더 많이 소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 지난해보다 인상된 인건비도 경영비 부담에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6월 출하량은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출하면적은 전년과 비교해 3% 감소했으나, 생산단수가 5% 증가한 영향이다. 아울러 농경연 관측센터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넷과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 주간 단위 매출자료를 기반으로 5월 1~2주차 참외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2%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6월 참외 가격은 전월·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고 실제 가격 하락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전개된 상황이다.
평년보다 이른 시기에 급격하게 떨어진 참외 도매가격이 농가 영농 지속에 큰 부담을 지우고 있는 가운데 aT 농산물유통정보사이트에 따르면 소매가격은 전년 대비 약 15.16% 하락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도매가격 등락폭이 소매가격 등락폭의 2배를 넘는 실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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