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다다기오이 전년비 30% 하락
애호박도 반값 가까이 떨어져
외식소비 감소 등 소비 부진 탓도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24. 6. 18
이달 들어 최근 2주간 오이, 애호박, 양파, 파프리카, 상추 등 주요 채소류의 도매가격 하락세가 완연한 상황이다. 전년 대비 10~30% 이상 떨어진 시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제공하는 가락시장 가격정보에 따르면 백다다기오이(100개 상품)의 평균 경매가격은 6월 1일 3만4753원, 3일 3만1994원, 5일 3만3327원, 6일 2만8451원, 10일 2만2778원, 15일 2만8184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월 1일 3만7619원, 3일 4만9185원, 5일 5만9619원, 7일 6만2082원까지 올랐고, 이 기간 동안 전반적인 도매시세는 3만원대 이상에서 형성됐다. 6월 17일 기준 올해 시세(2만4799원)는 전년(3만5512원) 대비 30% 떨어진 상황이다.
애호박(20개 상품) 시세도 크게 내려앉았다. 한 달 전인 5월 중순 1만3000원대에서 거래되다가 6월 1일 1만1599원, 10일 1만657원, 17일 1만1274원 흐름으로 하락 추세다. 지난해 이 기간 애호박 시세가 최저 1만6000원, 최고 2만6000원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시세는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빨강 파프리카(5㎏ 상품) 도매시세도 1일 1만6203원, 7일 1만6534원, 12일 1만5024원, 15일 1만3785원, 17일 1만511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원대에 비해 20% 이상 처진 상황이다. 양파 시세(1㎏ 상품)도 전년보다 약세다. 6월 12일 1000원대 밑으로 떨어진 967원에 이어 14일에는 882원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보다 10~30% 정도 떨어졌다.
이 같은 채소류의 시세 하락에 대한 공통적인 이유로는 산지 출하량 증가가 꼽힌다. 기상 여건이 나아지면서 산지 공급 여건이 양호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봄철 일조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산지 작황과 생육이 부진하면서 평년보다 출하가 늦어진 곳들이 많았는데, 이 물량까지 가세하면서 농산물 공급이 활발해지고 있다.
오이를 많이 취급하는 상주원예영농조합법인의 이연호 대표는 “오이의 경우 상주 지역은 끝나가는 단계이고 강원도와 경기 지역 출하 물량이 많이 나오는 상황인데 기후 여건이 좋아지면서 생육이 빨라져 전국적으로 물량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날이 더워지거나 장마가 오면 공급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만, 당분간 산지 공급 여력은 괜찮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소비 위축 영향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락시장 도매법인 관계자는 “경기·강원·충청 지역의 일조시간 증가로 오이, 애호박, 상추 등의 반입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날이 더워 수요가 떨어져 시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다행인데, 지난해부터 농산물 가격이 비싸다는 소비자 인식이 많아지면서 외식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는 지표도 나오고 있는 만큼 소비 부진에 따른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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