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한국인의 ‘솔 푸드’이자 전세계적으로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 열풍을 이끄는 주인공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내놓은 ‘2023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40%가 한식 하면 김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답했다. 우리의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김치는 비타민·베타카로틴 같은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들을 함유해 항산화, 항암, 고혈압 예방 등에 효과적인 식품이다.
우리 국민이라면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한 것이 우리 몸에도 좋다’는 의미다. 최근 중국에서 수입한 식품의 위생과 관련한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다보니 소비자는 가격이 높더라도 국내산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김치 수입량은 연간 25만t에 달하는데, 대부분 중국산이다. 중국산이 국내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까닭에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해 유통하는 사례가 많다.
김치 원산지 판별법은 국내산과 외국산 김치의 탄수화물·단백질·미네랄 등 성분 함량의 차이에 착안해 2011년 개발하기 시작했다. 김치에는 배추 외에도 고춧가루·마늘·파·젓갈 등 많은 양념이 섞여 있다. 이 때문에 기술을 개발하던 초기에는 국내산·외국산 간 차이를 판별하는 요인을 발굴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5년여에 걸쳐 여러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판별법을 개발할 수 있었다.
김치 원산지 판별법 개발은 국내산·외국산 등 모두 899개의 김치를 수집한 뒤 유기성분과 무기성분을 측정하는 분광분석 장비를 이용해 국내산·외국산 김치의 성분 함량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데서 출발했다. 성분 함량 차이를 자체 개발한 판별식과 비교해 해당 김치의 원산지를 파악한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5분 만에 95% 이상의 정확도로 김치 원산지를 판별할 수 있다. 2023년에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식품화학(Food Chemistry)’에 발표해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았다.
여기에 더해 최근 ‘맛김치’에도 원산지 판별 기술을 적용하는 기법을 개발했고 내년부터 단속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이 국내 농업과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