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농산물 할당관세 적용 연장·확대를 결정했다. 지난 3월 27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의 한 수입업체 물류센터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들이 바나나를 비롯한 수입과일에 대한 현장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하반기 농산물, 식품원료 51종에 할당관세 적용 예정
과일류 등 28종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하반기로 연장
배추·양배추 등의 할당관세 적용 계속, ‘무’ 신규 운용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4. 6. 7
정부가 ‘소비자물가 잡기’를 명목으로 실시 중인 할당관세의 적용을 멈추지 않을 기세다. 지난 4일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핀 뒤 농산물 할당관세 적용 연장·확대를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는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 지난 3월 3.1%를 정점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라며 “추가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자물가가 2% 초중반 수준으로 안정화될 전망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최 부총리는 “물가지수가 2%대로 둔화됐지만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높아져 서민 생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와 장바구니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정부·기업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이 함께 더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이는 4월 2.9% 대비 0.2%p 감소한 수치다.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항목 중 유일하게 농축수산물 물가는 5월 들어 전년 대비 하락했으나, 석유류와 개인서비스 등의 물가는 상승·보합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농축수산물의 물가 기여도 또한 4월 0.8%p에서 5월 0.6%p로 하락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정부는 이상기후와 국제유가 변동성, 일부 식품 가격 인상 움직임 등의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해 2%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한 대응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가 먹거리 물가안정을 위해 추진키로 한 대응방안은 농산물과 식품원료 51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하반기에도 연장·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달 종료 예정인 바나나·파인애플·망고·자몽·키위·아보카도·망고스틴·체리 등 신선과일 10종과 냉동딸기·과일주스 등 가공품 18종을 포함한 과일류 28종의 할당관세 적용을 하반기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무를 할당관세 적용 신규 품목으로 확정하고 배추·양배추 품목에 할당관세를 계속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달 10일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정부는 배추·양배추·당근·포도 등의 할당관세 적용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배추 수입 전량(10월) △양배추 6000톤(6월) △당근 4만톤(9월) △포도 수입 전량(6월) 등 품목별 할당관세 적용 물량과 기한을 정해 발표했다. 이 중 이달 말까지 6000톤 물량을 그 대상으로 하는 양배추 품목의 할당관세 적용은 평년수입량에 근거해 7월부터 10월 말까지로 그 기간을 연장할 예정이며, 배추는 이번에 할당관세 신규 적용 대상으로 선정된 무와 함께 수입 전량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또 지난달 당근 4만톤을 대상으로 한 할당관세는 예정대로 9월까지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할당관세 적용을 받는 농산물의 수입량은 지속해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체리 수입량은 전년 대비 275% 증가했으며, 뒤를 이어 △자몽(36.3%) △바나나(35.7%) △키위(25.2%) △망고(19%) △파인애플(9.9%) 등의 순으로 수입량 증가 폭이 컸다. 아울러 지난달부터 4만톤 물량에 대해 할당관세 적용을 받은 당근은 5월 수입량이 전년 및 평년 동기 대비 각각 27.1%와 30.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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