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이 말은 농산물 유통현장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농산물 소비 경향을 제대로 알고 생산·출하하면 남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2010∼2023년 수도권 1300여가구가 작성한 가계부를 토대로 분석한 농식품 구매 패턴 변화를 품목별 전문가와 함께 짚어본다.
‘전통시장 지고 온라인 뜨고.’
14년간의 고구마 구매처 변화를 요약한 말이다. 고구마는 최근 20여년간 생산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대표 품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1만6149㏊였던 재배면적은 2016년 2만3151㏊로 껑충 뛴 이후 2018년 2만948㏊, 2020년 2만3236㏊, 2022년 2만1345㏊ 등 연간 2만㏊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서울 가락시장의 고구마 반입량은 연간 5만t으로, 8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거래가 특히 활발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간 가락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품종은 호박밤고구마(39.3%)였고, 밤고구마(31.2%)·호박고구마(25%)가 뒤를 이었다.
눈길을 끄는 건 구매처 변화다. 농진청에 따르면 2010년 구입액 기준으로 고구마를 구매하는 경로 1위는 전통시장이었다. 이후 2011∼2021년 11년간은 슈퍼마켓이 배턴을 이어받았고, 2022∼2023년엔 온라인몰이 최강자로 올라섰다. 전통시장은 2023년 기준 슈퍼마켓·대형마트·농가직거래에 이어 5위로 밀려났다.
김민현 전남도농업기술원 자원경영과 농업연구사는 “온라인몰은 쇼핑 편의성에 더해 상세정보 제공과 고객의 질문·답변(Q&A) 게시판 운영 등 효능·기능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고 말했다.
김 연구사는 온라인몰 다음으로 소비자가 많이 찾는 슈퍼마켓·대형마트도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해당 업태에선 상품 정보를 주로 포장상자·전단지로 제공하는데 포장재에 영양성분을 비롯한 기능성 관련 내용을 표시한다면 소비자가 고구마를 건강 먹거리로 인식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몰 활용 주의사항도 전했다. 김 연구사는 “산지에선 예비 저장과 아물이(큐어링) 처리 등을 시행해 부패율을 낮추고 상한 고구마가 섞이지 않도록 선별 등 품질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인신문] 민주당 김현정 의원, ‘온라인 도매시장법’ 제정안 발의 
[농민신문] 중만생종 양파 지난해보다 6% 증가 예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