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활성화 방안 마련
대표이사 권한 강화 ‘책임경영’
외부 회계감사 의무화 계획도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2024. 5. 31
정부가 농축산물 유통조직인 조합공동사법인의 자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하고, 출자조합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면적 제도개선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5월 30일 천안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대표 홍승주)에서 박서홍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 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자들과 조공법인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농식품부는 제도도입 20주년을 맞은 조합공동사업법인에 대한 운영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현장의견을 청취했다. 한훈 차관은 “조공법인은 개별 조합만으로는 힘든 조직화, 규모화, 직거래 등을 통해 농가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조공법인이 산지유통의 주역으로 역할토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장의견을 최대한 담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서홍 농협경제지주 대표는 “농식품부와 함께 현장중심의 제도개선 의견을 수렴해왔다”면서 “현장에서 요청한 조공법인지원팀을 경제지주에 신설해 조공법인 설립부터 운영전반에 대해 꼼꼼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합공동사업법인은 2023년말 기준 121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전체 사업량은 5조3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2022년 기준 적자 법인수가 46개소이며, 이중 33개소가 자본잠식 상태다. 2004년 제도가 도입된 후 양적으로 성장했으나 독립 경영 체계 미정립, 운영 투명성 부족 등 문제점도 있어 내실 있는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정부가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지역 농축협이 생산한 농축산물 유통의 핵심주체로 육성하기 위해 대폭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김동현 농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장은 제도개선안 설명을 통해 “조공법인을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축산물 유통의 핵심주체로 육성해나가겠다는 비전과 목표를 갖고 제도개선안을 만들었다”면서 조합공동사업법인 운영 활성화 대책에 포함된 3대 정책 분야와 19개 세부과제를 간략하게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첫 번째 정책분야는 조공법인의 자율성, 생산성 제고를 통해 사업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책임경영체계 확립을 위해 대표이사 권한을 강화해 이사회 의장권한을 부여하고, 사외이사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또, 법인의 자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출자금 하한을 현행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한다.
두 번째는 조공법인 운영의 투명성 확보, 출자조합의 책임성 강화를 추진한다. 조합은 외부회계감사 의무가 있지만 조공법인은 외부회계감사를 받을 의무가 없다. 이에 자산규모 500억원 이상 조공법인은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고, 경영평가를 통해 출자조합에 추가출자 등을 통한 경영정상화 책임을 부여한다. 또, 부실법인의 경우 외부업체 경영컨설팅을 의무화하면서 농업인 채권을 우선 변제하는 의무를 부여할 계획이다.
세 번째로 조공법인에 대한 지원·관리체계를 강화한다. 농협경제지주에 전담조직인 ‘조공법인지원팀’을 신설하고, 농협경제지주가 운영하는 유통손실보전자금 지원대상에 조공법인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훈 차관은 “이번에 마련한 대책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농협경제지주, 조공법인 등이 적극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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