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가소득이 평균 5000만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농가 평균 부채 역시 4000만원대로 치솟으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통계청이 24일 내놓은 ‘2023년 농가 및 어가 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소득은 5082만8000원으로 전년(4615만3000원)보다 467만5000원(10.1%) 증가했다.
1962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농가소득이 5000만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월 ‘농업전망 2024’에서 지난해 농가소득으로 추정했던 4830만원보다도 252만8000원(5.2%) 높은 수준이다.
농업소득은 1114만3000원으로 전년(948만5000원)보다 17.5% 증가하며 다시 1000만원대로 올라섰다. 농업소득은 농업총수입에서 농업경영비를 제한 금액이다. 지난해 농업총수입은 3792만2000원으로 전년(3460만4000원)보다 9.6% 상승했다. 농작물과 축산 분야 등 수입이 모두 증가한 영향이다.
농업경영비는 2677만9000원으로 전년(2511만9000원) 대비 6.6% 상승하며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재료비는 전년 대비 0.4% 소폭 감소한 반면 노무비와 경비는 각각 8.2%, 13.0% 올랐다.
품목별 농가소득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쌀농가 소득은 3796만7000원으로 전년(3156만7000원) 대비 20.3% 증가했다. 과수농가는 5748만7000원으로 25.9%, 채소농가는 4050만6000원으로 11.8% 늘었다. 축산농가 소득은 6731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6.8% 오르는 데 그쳤다.
농업소득과 함께 농가소득에 포함되는 농외소득은 1999만9000원, 이전소득은 1718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4.2%, 12.7% 늘었다.
이번 조사 결과 농가소득 지표는 개선됐지만 농가부채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해말 기준 농가 평균 부채는 4158만1000원으로 전년(3502만2000원) 대비 655만9000원(18.7%)이나 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가부채가 4000만원선을 넘은 건 처음이다.
한편 통계청은 경제·사회 변화 반영을 위해 농가 및 어가 경제조사 표본을 5년마다 바꾸는 방침에 따라 2023년 조사부터 표본을 개편했다. ‘농림어업총조사’의 기존 2018년 결과 대신 2020년 결과를 모집단으로 활용했다. 농가 표본규모를 3000가구에서 3300가구로 늘리고 표본 추출틀 등도 개편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표본 교체 시점에 주요 조사 항목의 결과값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농가소득 등이 과다 추계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그럴 (시계열 단층 문제 발생)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이번 조사는 농업소득·이전소득 같은 전반적인 지표가 상승하는 등 설득력 있는 결과치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 농가소득
농가에서 1년간 벌어들인 모든 소득을 말한다. 농사만으로 얻는 ‘농업소득’뿐 아니라 겸업·이자수입 등을 통한 ‘농외소득’, 직불금·기초연금 등 보조금에 의한 ‘이전소득’, 경조금 등 비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비경상소득’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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