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의 경영안정 수단을 둘러싼 논의가 정점을 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회 계류 중인 ‘양곡관리법(양곡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정책토론회를 열고 ‘한국형 농업경영 안전망’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이는 모두 지난 4월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한 ‘양곡법’과 ‘농안법’ 개정안에 대한 대응 혹은 대안적 성격이 강해 적지 않은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개정안을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이 맞서는 모양새지만 구도는 아주 단순하다. ‘농가의 경영안정, 즉 소득안정 수단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이게 전부다. 야당은 관련법 개정을 통한 ‘가격지지’를 수단으로 제시한 반면 정부와 여당은 농가의 수입(收入)을 보장하는 ‘보험카드’를 내밀고 있다. 수단만 달리할 뿐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와 기후변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변동성을 완화해 농가 농업소득을 안정시키자는 목표는 다르지 않다.
다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수단의 직접성과 간접성, 재정의 효율성과 정책 부작용 등에서 이견과 쟁점이 갈리고 있다. ‘양곡법’과 ‘농안법’ 개정안은 쌀 등 농산물의 가격이 폭등 혹은 폭락하거나 기준가격 이하로 떨어질 경우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하거나 차액을 농가에 지급하는 등 가격지지를 통해 농가 소득안정을 꾀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 등은 생산유인과 품목쏠림 유발로 수급과 가격불안을 심화시킨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생산연계를 최소화하고 재정배분의 효율화가 가능한 수입보장보험을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농가별 농업소득 계리(計理) 장치가 없는 현실에서는 보장성과 확장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쌀을 비롯한 과채류 등 농산물 가격은 소비감소와 시장개방 확대라는 생산 외적요인발(發) 변동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농민은 한해도 어김없이 봄이면 씨 뿌리고 땀 흘려 농사지었는데 농업소득은 30년 가까이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그런 만큼 더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 검든 희든 농업소득 안정이라는 쥐를 잡는 게 고양이다. 목표가 같은데 언제까지 수단을 두고 아웅다웅할 셈인가. 가격지지건, 수입보장보험이건 여야와 정부가 농민의 절박함으로 머리를 맞댄다면 해법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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