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양곡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찬반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농가 수입과 농업경영 안정에는 양곡법과 농안법 개정안이 규정하는 농산물 가격지지방식보다 농업수입안정보험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공동주최로 지난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속가능농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김태후 농경연 연구위원은 ‘농업수입 안정을 위한 정책과 방향’ 발표를 통해 농업수입안정보험의 필요성을 밝혔다.
농업수입안정보험은 현재 콩, 마늘 등 9개 품목의 주산지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으며 생산량 하락과 가격 하락 위험을 동시에 보장해 수입 변동성을 완화하는 보험이다.
김 연구위원은 우선 농업수입안정보험이 보다 적은 재정투입액으로 더 효과적으로 농가 수입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농업수입안정보험은 가격지지정책보다 분명하게 재정 투입액이 적다”며 “만약 내년에 벼와 5대 채소(무·배추·마늘·양파·고추)에 농업수입안정보험이 적용돼 경작지 면적 기준 70% 가입률을 가정하면 국고 보험료 보조는 각각 1279억~1894억 원과 2235억~2423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양곡법·농안법 개정안이 규정한 가격지지제의 소요 재정으로 추산한 2조6000억여 원의 13.5~16.6%에 그치는 수준이다.
또 가격지지제와 달리 농업수입안정보험이 구조적으로 작목선택 쏠림과 그로 인해 초래되는 수급 불안도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가령 벼의 생산량이 과잉돼 보험금이 많이 지급되면 이듬해 보험료가 올라 벼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농가 입장에선 콩 등 타작물로 옮겨갈 것을 고려하게 되는 원리다.
이 같은 장점에 농식품부는 다음달 중 농업수입안정보험 확대 개편 방안을 마련, 법률 개정 등을 통해 내년부터 농업수입안정보험을 본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농업정책보험이 보다 현실적으로 농업인 수입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선 정확한 보험 상품 개발을 위한 농가 정보 인프라 구축과 보험가입률 제고를 위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황성혁 전북대 농경제유통학부 교수는 “보험 방식은 농가 소득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관련 정보가 축적돼야 가능하지만 우린 아직 인프라가 없어 수입보장보험의 활성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우 KDI 연구원도 “농가 단위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제대로 구축해 농업 수입보장이 잘 적용되는 정확한 보험상품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농업재해보험의 경우 보험가입률이 아직 낮은데 농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금융문해력도 문제가 되는 만큼 적극적인 보험 홍보를 통해 가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충분한 수준의 보장을 위한 정치권의 예산확보 노력도 강조됐다.
안병일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농가 수입 안정을 위해 효과적인 대안으로 모색되는 직불제와 보험이 농업인 입장에서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보장하기 위해선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적극적인 예산확보 노력이 뒤따라야 하고 정치권도 관심을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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