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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사설]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농업안전망 마련해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05-19 조회 1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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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농업안전망 마련해야



                                                                                                     한국농정신문  2024. 5. 19



 며칠 전 제주, 해남, 함평, 함양, 진주 등 전국 각지의 마늘, 양파 생산자들이 여의도에 모였다. 농민들은 버스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때우며 왕복 8~10시간에 걸리는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농번기이지만 현장의 실태를 알려야 한다는 농민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 5시에 농작업을 마치고 서울로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실은 이유는 바로 기후재난의 엄중함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최근 들어 극심한 재해로 작황이 너무나 좋지 않다. 특히 병해충은 농사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로 농민은 병해충을 잡기 위해 방제에 심혈을 기울인다. 하지만 마늘, 양파 파종 이후 이상기후가 계속되면서 생육장해는 물론 병해충까지 발생했다. 방제해도 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예를 들어, 평소 양파 재배 때 평균 3번 정도 방제를 한다면 올해는 10번이 넘는 방제작업을 하며 병을 잡으려 최선을 다했지만 어려웠다. 밭에서 죽어가는 작물을 살리기 위해 새벽부터 나가 일해 봤지만 농민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을 만큼 그 심각성이 크고 이로 인해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얼마 전 끝난 국회의원 선거는 대파로 시작해서 대파로 끝날 정도로 농산물 가격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물가안정 측면만 화두가 됐고, 대파, 사과값이 오르게 된 원인인 기후재난 의제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농산물 수급과 가격의 불안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정쟁화시키는 데 혈안일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으니 재해로 수급에 문제가 발생해도 마냥 수입 확대가 대책인 것처럼 말하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농민은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고 말한다. 그만큼 자연의 이치와 변화를 가장 잘 알고 이에 적응, 대응해 나가는 사람이 농민이다. 하지만 최근 이상기후는 너무나 급격하고 대형화돼 농민이 적재적소에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크다.

기후위기의 가장 최전선에는 농민들이 있다. 하지만, 기후취약계층 농민은 기후위기에 아무 안전장치도 없는 상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온몸으로 맞고 있다. 국회의사당을 바로 앞에 둔 대회장에서는 생존권을 위협받는 농업현장의 고통이 여실히 드러났고, 농민들의 절절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그 외침에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진정성 있는 답을 해야 한다.

지난 15일, 5월 중순에 강원도 북부 산지에는 대설특보가 내려졌다. 여름의 길목인 5월 중순에 다시 겨울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와 같이 예측 불가한 상황 속에서 농민의 생존권을 지켜줄 안전장치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빈번해지는 재난으로 농업 피해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공공비축제 도입, 재해보상제도 마련 등 농민을 보호할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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