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이어진 잇단 강우와 일조량 부족 탓이다.
딸기, 수박, 토마토 등 전국 각지의 시설농가들은 연초부터 생육 부진과 병해로 몸살을 앓았고, 지난 4월 제주에서 시작된 ‘벌마늘(2차 생장)’ 피해는 전남 고흥·여수·해남 등과 경남 남해·하동·합천 등지로 급속히 확산 중이다. 상품성 저하와 생산량 감소 등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 포전거래마저 끊겨 농가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양파 주산지도 예외가 아니다. 노균병·잎마름병 등 병충해가 극성을 부리면서 생산량 급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무안·신안 등에선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병해가 확산돼 피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예로부터 ‘농사의 반은 하늘이 짓는다’고 했지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이상기후는 농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정부가 일조량 부족과 벌마늘 피해 등을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농약대·대파대 등 복구비 지원에 나선다고 했지만 그동안 투입된 인건비와 농자재비 등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기후위기시대, 농업재해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지 않고선 이제 더 이상 답이 없다. 정부는 당장 비상품 마늘 전량 수매 등 현장의 요구를 수용하고, 농작물재해보험 개선 등 보다 근본적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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