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수급동향 설명
전년동기대비 높지만 이달 하순부터 노지 출하로
평년수준으로 안정화 기대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2024. 5. 8
2월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강세를 이어오던 주요 채소류 가격이 시설재배 물량 출하를 시작한 4월말부터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은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상황으로, 시설재배 비중이 큰 당근을 제외한 나머지 채소류는 5월 하순~6월 이후 노지재배 물량 출하가 본격화되면 평년 수준까지 안정될 것으로 분석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일, 배추·양배추·당근·대파 등 주요 채소류 생육 및 수급동향에 대해 설명하며, 채소류 도매가격이 4월 중순 정점을 찍은 뒤 시설재배 물량 수확이 시작되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주요 채소류 가격이 강세인 이유는 2월 잦은 비와 부족해진 일조량 탓에 생산량이 줄어들고 품위가 떨어진 데다, 산지 수확작업도 평년보다 이른 시기에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또 수확작업을 일찍 마무리하면서 저장 물량 소비 기간이 1~2주가량 길어졌고, 그 만큼 하루 평균 공급량이 감소한 것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 여기에 이른 봄에 수확하는 시설재배 배추·양배추·당근 등의 면적이 감소한 상황에서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생산비가 많이 들어가는 시설재배 면적은 1~2월 정식 시기 겨울채소 가격 및 생산량에 좌우되는 특징이 있는데, 2023년산 겨울배추와 양배추, 당근의 경우 재배면적이 늘면서 당초에는 가격 하락을 우려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1월 배추 도매가격은 양배추가 한 포기에 1660원, 당근이 1kg 1250원을 기록하는 등 배추(2060원, 평년 대비 9%↑)를 제외하고는 평년 대비 20% 정도 낮은 가격을 형성하며 봄 시설재배 면적도 전반적으로 감소하게 됐다.
농식품부는 채소류 가격의 하락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전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노지채소가 본격 출하되는 6월부터 평년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품목별로 배추는 상품 기준, 4월 중순 10kg 1만5890원으로 정점에 있던 도매가격이 4월 하순부터 충남 예산, 전남 나주 등의 시설재배 물량이 출하되면서 4월 말에는 1만42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겨울배추 재고를 소진한 김치업체의 배추 수요가 높은데 반해 시설 봄배추 생산량(약 3만톤)이 지난해 대비 9.8% 줄어들면서 아직은 전년 대비 높은 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배추가격은 이달 하순 노지 출하를 시작하면 전년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배추 가격도 4월 하순부터 시설재배 물량을 출하하며 한 풀 꺾이긴 했지만 5월 상순 기준 평균 도매가격(포기, 상품)은 지난해보다 115.2% 오른 5950원으로 높은 상태다. 양배추 가격 역시 6월부터 노지 수확을 시작하면 점차 전년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4월 평균 도매가격(20kg, 상품)이 7만8700원으로 전년과 평년 대비 크게 올랐던 당근은 가격 강세가 다른 품목에 비해 길어질 것으로 파악됐다. 겨울 저장량 급감에, 생산 비중이 큰 시설 봄당근 면적(940ha)이 2023년 대비 2% 줄었고, 작황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여름당근을 출하할 때까지 높은 가격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무의 경우 다른 엽근채소류와는 다른 수급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겨울무는 평년과 비슷한 4월 하순까지 수확이 이뤄졌고, 생산량도 전년보다 증가해 4월 평균 도매가격(20kg, 상품)은 지난해 동기 대비 낮은 1만440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확기 잦은 비와 4월 기온 상승으로 저장무 품위가 저하되고, 시설 봄무 생산량(1만8000톤)도 2023년과 비교해 감소하면서 이달에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다 6월 중순 이후 전북 고창 등 노지 봄무를 출하하면 점차 평년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대파는 주산지인 전남 지역 겨울대파 출하를 종료한 상황에서 2~3월 잦은 강우와 저온 영향으로 봄대파 출하가 지연돼 당분간 높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됐다. 4월 대파 평균 도매가격(1kg, 상품)은 지난해보다 높은 2020원 수준. 하지만 이달 말부터 전북 완주·부안과 경기 포천 등지에서 봄 대파를 본격 출하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7일 발행한 5월 엽근채소·양념채소 관측을 통해 5월 평균 도매가격이 배추 1만원(10kg, 상품), 양배추 1만6000원(8kg, 상품), 당근 6만원(20kg, 상품), 무 1만7000원(20kg, 상품), 대파는 2050원(1kg, 상품)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배추, 무, 대파 등 채소류의 조속한 수급안정을 위해 봄철 생육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라며 “정부는 여름이후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배추, 무 등 주요 노지채소는 5~6월에 역대 최고 수준의 비축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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