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적잖은 정책 역량을 쏟아붓고 있지만, 생산자물가지수는 지속해서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총지수를 비롯해 대부분의 생산자물가지수 항목이 상승했으며, 그중에서도 농림수산품 물가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에서 생산돼 국내시장에 출하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요금의 변동을 측정하기 위해 작성하는 지수다. 2020년을 기준으로 하는 소비자물가지수와 달리 생산자물가지수는 2015년을 기준연도로 삼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시장에 공급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며, 한국은행 발표자료에 따르면 총지수는 네 달 연속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마찬가지로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지수 또한 지난해 12월부터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잠정 발표한 지난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1.6% 올랐다. 농림수산품의 경우 전월과 비교해 1.3% 올랐다. △농산물 0.4% △축산물 2% △수산물 1.6% 등이 모두 상승한 결과다. 공산품과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서비스 항목은 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2월) 대비 0.1% 올랐다. 생산자물가지수보다 상승폭은 적은 편이나,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무려 3.1%가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올랐다. △농산물 1.3% 상승 △축산물 0.6% 하락 △수산물 0.6% 하락 등이 합산된 결과다.
한편 알려진 바와 같이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를 생산자 판매단계와 소비자 구매단계 사이의 마진율 측정에 사용할 순 없다. 하지만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각각의 상승폭에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로 이어지는 시간 차가 존재하나, 두 지수 간 상승폭 격차는 생산단계에서의 물가상승률이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으로 인해 소비단계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농업 현장의 농민들이 정부의 지속적인 시장 개입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