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책 연구소, 보고서 발표
매년 38조달러 피해 발생 예측
남아시아·아프리카에 영향 커
즉각적인 탄소저감 조치 주문
농민신문 박하늘 기자 2024. 4. 23
22일부터 인류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대폭 감소해 나가더라도 2050년까지 전세계 소득의 19%가 줄어들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포브스·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최근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가 지구의 날(4월22일)을 맞아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PIK는 독일 국책 연구소로 환경과학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손꼽히는 싱크탱크다.
PIK는 지난 40년간 세계 1600곳 이상의 지역에서 수집한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후 시나리오가 경제 생산성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모형화했다. 기후변화가 농업·인프라·생산성·건강 등에 미치는 피해는 2050년까지 매년 38조달러(5경2538조8000억원)씩 발생할 것이란 게 보고서의 전망이다.
PIK 소속 과학자 막시밀리안 코츠 박사는 “북미·유럽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에서 심각한 소득 감소가 나타날 것이며, 남아시아·아프리카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상 피해 수치는 과거 데이터만 고려한 것으로 기후변화로 악화하는 기상재해·폭풍·산불이 더 많이 발생한다면 해당 피해 수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50년까지 산업화(1850∼1990년) 이전 온도 수준보다 2℃ 이내로 증가하도록 하려는 조치에 들어가는 비용은 앞서 예상되는 피해액의 6분의 1에 불과한 연간 6조달러(8295조원)로 추산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는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에는 적은 수준이며,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치에도 부족한 수준의 지출”이라고 지적했다.
PIK는 앞으로 발생할 더 많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즉각적이고 과감한 탄소배출량 저감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만약 이러한 저감 노력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2100년에는 전세계 경제의 60%가 감소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현 기후변화의 책임이 적은 국가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열대지역 국가들은 이미 지구온난화 영향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탄소 고배출 국가보다 40% 더 큰 소득 손실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앤더스 레버만 박사는 “현재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을 계속 유지한다면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지구 온도는 석유·가스·석탄 연소를 중단해야만 안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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