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계속된 농산물 가격 폭등에 가락시장을 방문, 사재기와 담합 등 불공정 거래가 있는지에 대해 추가 합동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5일 관계부처와 함께 서울 가락시장을 대상으로 도매시장 농산물 유통 실태와 관련한 범부처 합동점검을 시행했다. 아울러 사재기와 담합 등 불공정 거래가 있는지에 대해 추가 합동점검을 실시해 이달 중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락시장 유통인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가락시장에서 오랜 시간 동안 거래해 온 한 중도매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지난 1985년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생긴 이래 농민을 위해 최초 도입된 경매제는 변동없이 지금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도매시장 구조 역시 그대로인 상황.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물량이 부족해서 생긴 현상인데 원인을 시장에서 찾으려고 하고 있으니 말이 안된다”면서 “채소같은 경우는 부족한 물량을 맞출 수 있겠지만 과일같은 경우는 연중생산이다 보니 물량을 맞출 수가 없으니 시장의 흐름대로 흘러가게 놔둬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매제도 역시 경매사가 특정 중도매인한테 물량을 몰아줄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아니다”며 “말뿐인 대책 그만세우고 현실에 맞는 대책을 세워달라”고 강조했다.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정부의 농수산물 유통 구조 개선 노력에 지지는 보내지만 이러한 조사들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점이 든다”면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농산물 도매시장에서의 담합행위 자체는 불가능하고 정확한 근본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매시장 한 유통전문가는 “도매시장법인들이 그나마 담합할 수 있는 것이라곤 수수료뿐인데 수수료는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고 물량은 제한하는 행위 역시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안 된다”면서 “도매시장 구조상 담합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권승구 동국대학교수는 “사과가 대중적인 상품인 것은 맞지만 품목이 굉장히 다양화됐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니즈도 굉장히 분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절별로 다양한 과일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사과만 먹는 것처럼 몰고 가다 보니 오히려 사람들 심리를 위축시켜서 가수요 현상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렇게 되고 나면 가격은 더 비싸지고 설사 시기를 맞춰 수입을 해도 다른 나라한테 시장을 내어주는 꼴밖에 안되는데 수입은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조금있으면 청사과가 나올텐데 그 때까지 과일 소비를 분산시키고 다른 과일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를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