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품 6000원대로 올라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24. 4. 16
한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등 4월 ‘역대급’ 무더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수박 시세에 관심이 쏠린다. 겨울철 일조량 부족에 따른 생육 부진 피해로 산지의 출하 시기가 지연되는 등 공급 여건도 불안정한 상황이어서 수박 도매시세는 당분간 강세를 띨 전망이다.
4월 13일과 15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수박 평균 도매가격(1㎏ 상품 기준)은 각각 6134원, 6202원이다. 도매시세는 4월 1일부터 12일까지 4500원대를 중심으로 소폭 오르내리는 양상이었는데, 최근 들어 6000원대로 ‘훌쩍’ 뛰었다. 앞선 3개년(2021~2023년) 동기 시세인 3200~3800원에 비해서도 70~80% 이상 급등한 상황이다.
이례적인 반등에는 수요와 공급 모두 영향을 끼쳤는데, 공통된 키워드는 ‘이상기후’로 꼽을 수 있다.
먼저 수요 측면에선 4월 날씨가 이상고온을 보이면서 관련 수요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 기준 서울 최고기온은 29.4도를 기록해 1907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4월 중순 중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경기 동두천(30.4도), 이천(29.7도), 강원도 춘천(30.3도), 원주(30.1도), 철원(29.9도), 정선·영월(32.2도) 등도 역대 4월 중순 일 최고기온을 나타냈다.
가락시장 서울청과 김규효 경매사는 “최근 시세 상승은 날씨가 더워져 수요가 갑자기 늘면서 물량이 달린 부분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상기후’ 여파는 일찌감치 수박 생산 측면에서도 위세를 떨치고 있다. 겨울철 일조량 부족에 따른 생육 부진 피해가 경남 함안, 고령에 이어 충남 부여 등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부여군에 따르면 겨울철 극심한 일조 부족으로 1506ha 면적에 수박을 재배하는 1903농가에서 피해가 예상된다. 주 수정 시기인 2월 중하순경 강수량이 평년 대비 5배가량 증가한 반면 일조시간은 평년 82시간에 비해 79% 감소한 17시간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저온 환경에서 꽃가루가 나오지 않아 평년 95~98%에 이르던 수정율은 70~80%로 떨어졌고, 일조량 부족으로 생육 부진은 물론 출하 시기도 4월 중순에서 하순으로 지연됐다.
수박 주산지의 공급 차질로 인해 시세는 당분간 전년 대비 강세를 띨 전망이다.
김규효 경매사는 “수박은 현재 함안과 의령에서 출하되고 있는데, 가락시장 반입량은 전년 대비 70% 정도에 그치고 있다. 2월 주산지의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출하 시기가 전반적으로 뒤로 밀린 상황”이라면서 “5월 10일 이후부터는 산지 물량이 본격 출하될 것인데, 그 이전까지 도매시세는 ㎏당 4500~5000원대로 강세를 띨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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