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농심을 대변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농업계 후보들이 대부분 쓴잔을 들이켰다. 국회에서 농업계 목소리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총선에서 농민 출신 당선인은 야권 통합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13번을 배정받은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정도가 손에 꼽힌다.
여당인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에는 당초 농업계 후보가 없었다. 더불어민주연합에는 임 위원장 외에 조원희 민주당 경북도당 농어민위원장과 백혜숙 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이 배치됐지만 당선권 밖 순번을 부여받아 국회 진입이 무산됐다. 녹색정의당이 차기 국회에서 의석을 모두 잃은 가운데 비례대표 5번을 받은 김옥임 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의 국회 진출도 좌절됐다.
지역구에선 대통령실·정부에서 농정을 책임졌던 일부 인사가 당선인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정부 초대 농어업비서관을 지낸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에서 3선에 성공했고, 같은 정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한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담양·함평·영광·장성에서 4선 영예를 안았다.
지역구 당선 소식도 여기까지였다. 이명박정부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인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과 강병무 전 전북 남원축협 조합장은 국민의힘 후보로 여당 험지인 전북 전주을과 남원·장수·임실·순창에서 각각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에선 8년 전 농민 몫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진출했던 김현권 전 의원이 경북 구미을에서 낙선했다. 최재관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과 이영수 전 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대변인은 야당 열세지역인 경기 여주·양평과 경북 영천·청도에서 각각 분루를 삼켰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175석(지역구 161석+비례대표 14석),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로만 12석을 확보했다. 개혁신당은 지역구 1석을 포함해 3석을, 새로운미래와 진보당은 지역구에서 각각 1석을 얻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헌 저지선(100석)을 간신히 넘는 108석(지역구 90석+비례대표 18석)에 그쳤다.
이로써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야당이 국회 권력을 쥐고 예산과 법안 처리 등을 주도하게 됐다. 정부·여당은 운신의 폭이 좁아진 가운데 정국 활로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이번 총선 결과를 놓고 농업계는 저조한 성적표에 쓴 입맛을 다시는 분위기다. 권혁주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농민 출신 의원이 거의 없는 국회 지형에서 농업계 목소리가 줄어들까 우려된다”면서 “농촌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 중심으로 농가경영 안정 등 농업 현안에 대응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